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등…정부 'AI 규제 완화' 기대에 반도체주 강세

|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인공지능 산업 성장 기대감을 바탕으로 2일 오전 급등했으며, 각각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정부가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원칙) 규제 완화를 검토할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시장의 투자 심리가 크게 자극된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오전 9시 55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65% 오른 9만 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532조 원을 돌파하며 530조 원 선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이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무려 11.81%가 오른 40만 2천500원까지 치솟으며 장 초반 403,000원을 찍고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같은 주가 급등은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서울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과 삼성전자, SK그룹 최고경영진들과 회동하면서 불붙은 AI 인프라 투자의 기대감에서 출발했다. 올트먼 CEO는 한국이 AI에 필수적인 제조 기반을 갖췄다고 강조하며, 한국이 없이는 AI 기술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동시에 오픈AI의 글로벌 AI 플랫폼 추진 사업인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AI 산업에 한해 금산분리 규제의 일부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는 자금 조달을 제한받아온 지주사 구조의 대기업들이 보다 유연하게 인프라 투자와 벤처 지원에 나설 수 있는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삼성물산과 SK스퀘어 같은 지주사 성격의 기업들도 각각 5.68%, 13.87%씩 상승하며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지주사들이 향후 기업 벤처 캐피탈(CVC) 형태로 미래 산업에 대한 직접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자본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재평가로도 연결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시장 자금과 정책 지원이 함께 들어가는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열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반도체 및 AI 관련 주도 산업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는 대규모 인프라 확대가 예정된 만큼, 정부 지원과 기업 확장이 맞물릴 경우 국내 기술산업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수 있다. 다만 규제 완화와 투자 확대가 동시에 추진되는 만큼, 금융 안정성과 산업 육성 간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정책 추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