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트라 AI, 네토그라피 인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보안 강화 나선다

| 김민준 기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보안 강화를 목표로 한 벡트라 AI(Vectra AI)의 전략적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사이버 위협 탐지와 대응을 전문으로 하는 이 회사는 최근 클라우드 네이티브 네트워크 가시化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네토그라피(Netography)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네토그라피는 2018년 설립된 이후 클라우드 및 온프레미스, 레거시 환경 등 이질적인 인프라 전반에 걸쳐 작동하는 ‘에이전트리스’ 네트워크 가시화 플랫폼을 개발해왔다. 이 회사의 핵심 플랫폼인 '퓨전(Fusion)'은 무거운 에이전트나 네트워크 탭 없이도 플로우 로그, DNS 기록, 연결 패턴 등 다양한 네트워크 메타데이터를 분석해 IT 환경 전반의 트래픽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네토그라피의 강점은 ‘분자화 네트워크(atomized network)’ 접근법에 기반한 가시성 확보에 있다. 오늘날 기업 네트워크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엣지, 원격 근무 환경 등 수많은 구성 요소로 분산돼 있으며, 퓨전은 이들 환경 간 전방위적 가시성을 제공하는 데 특화돼 있다. 이용자는 보안 정책 및 탐지 규칙을 설정하면 이상 통신이나 신뢰 경계 위반 등을 빠르게 탐지해 알림 또는 BGP 플로우스펙 명령, 제3자 통제 시스템 연동 등의 대응이 가능하다.

이번 인수를 통해 벡트라 AI는 기존 자사 플랫폼의 하이브리드 엔터프라이즈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공격 신호의 정밀도 및 컨텍스트 해석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테시 셰스(Hitesh Sheth) 최고경영자(CEO)는 “네트워크 기반 신호는 현재의 보안 위협 탐지뿐 아니라 전체 노출 관리 차원에서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보”라며 “네토그라피와의 결합으로 전례 없는 속도와 정밀도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단일 플랫폼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는 벡트라 AI가 네트워크 기반 인공지능 보안 기술을 한층 강화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보안을 지향하는 시장 전략에 부합하는 조치다. 양사는 복잡하게 분산된 기업 인프라 전반으로 실시간 탐지 및 대응 능력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네토그라피는 이번 계약 이전까지 총 4,760만 달러(약 685억 원)의 벤처 투자를 유치했으며, 주요 투자자로는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 SYN 벤처스, 망고 캐피털 등이 있다. 이들의 지원 하에 성장해온 네토그라피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보안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넓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