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해에 본사를 둔 중견 조선사 케이조선이 현장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보행로봇을 조선소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조선소 내에서 로봇을 활용한 안전점검 실증이 한창 진행 중이며, 조만간 현장 투입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실증 프로젝트는 케이조선이 지난 9월부터 주식회사 팀그릿, 한국선급(KR)과 함께 추진 중인 것으로, 조선소 내 협소하고 복잡한 작업 공간에서 로봇이 자율적으로 이동하며 안전을 감시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시험하고 있다. 사용된 장비는 네 다리를 구동하는 이른바 ‘4족 보행로봇’으로, 건조 중인 선박 내부의 갑판과 기관실처럼 사람이 출입하기 어려운 공간에서의 적응력을 평가 중이다.
실증 과정에서는 SLAM(동시 자기위치 추정 및 지도 작성) 기술과 인공지능이 결합돼, 로봇이 조선소 내의 미지 공간을 스스로 학습하고 이동하는 기능이 평가된다. 아울러 장애물을 회피하며 경로를 선택하는 능력, 지정된 구역에서 감시활동을 수행하는 기동성 등이 확인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케이조선은 대형 선박 블록을 운반할 때 필요한 신호수 역할을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지의 여부도 테스트 중이다. 향후 이 기능까지 실현되면, 노동집약적인 조선소 현장에서 인력 부담을 덜고 보다 정밀한 작업 지시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은 대표적으로 고위험 산업군에 속하며, 협소한 공간과 무거운 자재가 뒤얽힌 환경 탓에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국내 조선사들 역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자동화·무인화 기술 도입에 힘을 쏟고 있으며, 이번 케이조선의 사례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로봇 기술의 발전과 함께 조선업 전반에 걸친 작업방식의 전환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인력난과 안전 규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조선소는 로봇 도입을 통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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