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주의약 전문기업 스페이스린텍이 독자 개발한 자동 단백질 결정화 실험 모듈을 국제우주정거장에 탑재해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로써 국내 기술로는 최초로 우주 환경에서 바이오의약 공정을 검증하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스페이스린텍은 10월 2일, 자체 개발한 연구 모듈 ‘BEE-PC1’이 지난달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완전 자동화 방식의 단백질 결정화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실험은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전자동 시스템으로 이루어졌으며, 미세중력이 작용하는 우주 환경에서 고순도 단백질 구조 형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BEE-PC1은 단백질 분자의 구조를 정밀하게 결정하기 위해 개발된 실험 장비로, 우주의 무중력 또는 미세중력 조건에서 단백질이 어떻게 결정화되는지를 자동으로 분석하도록 설계되었다. 해당 장비는 지난 8월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이후 약 한 달 동안 ISS에서 실험이 진행됐다.
스페이스린텍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모듈의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실용화 단계로의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11월 27일로 예정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4차 부탑재 위성 임무에 참가해, 모듈 용량 확장(스케일업)과 결정 성장 조건 최적화 등 후속 과제를 수행한다. 실험 후 확보된 단백질 샘플은 12월 중 스페이스X 드래건 캡슐을 통해 지구로 회수되며, 이후 구조 분석을 거쳐 연구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윤학순 대표는 “이번 ISS 자동 실험 완료는 국내 기술이 본격적으로 우주 환경에서 과학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사례”라고 평가하며, “향후 누리호를 비롯해 내년까지 총 다섯 차례 임무를 추진해 우주의약 기술을 산업적으로 발전시킬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조는 향후 우주 기반 생명과학, 바이오의약 개발 분야에서 한국 기술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통적인 실험 환경과 달리 무중력 조건에서 가능해지는 신약 설계와 단백질 구조 분석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해당 기술의 진전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우주 바이오시장에서의 진출 가능성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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