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 중단하고 AI 스마트 안경에 올인…2027 출격 예고

| 연합뉴스

애플이 자체 개발 중인 스마트 안경에 주력하기 위해 기존 혼합현실(MR) 기기인 ‘비전 프로’ 후속 모델 생산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웨어러블 기술이 차세대 정보기술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흐름과 맞물린 조치다.

이번 결정은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10월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을 통해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기존에 가볍고 저렴한 버전의 MR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었으나, 내부 자원을 스마트 안경 개발로 돌리기 위한 목적에서 이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N100' 모델은 2027년 출시를 목표로 추진돼 왔다. 애플은 지난주 이 같은 방침을 내부 구성원에게 공유하고, 인력 재배치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지난해 2월 출시한 비전 프로는 최초 발표 당시(2023년 6월) 높은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약 3,499달러(한화 약 490만 원)에 이르는 고가와 무게 부담, 콘텐츠 부족이라는 약점이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당초 추진됐던 저가 보급형 모델은 추진력이 약화됐고, 시장 공략 대상도 일반 소비자에서 기업 고객으로 수정되는 모양새다.

애플이 방향을 전환한 배경에는 최근 웨어러블 기기의 진화 흐름이 있다. 스마트폰 이후의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는 AI 기반 안경은 정보 접근성과 휴대성을 동시에 갖춰 차세대 기기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타플랫폼의 ‘레이밴 메타’로, 이 제품은 2021년 첫 출시 이후 꾸준한 기능 개선을 거쳐 최근에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모델까지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지난 9월 30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애플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코드명 ‘N50’으로 불리는 스마트 안경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2026년에 공개해 2027년 출시를 계획 중이다. 이 제품은 아이폰과 연동되면서도 디스플레이는 탑재하지 않는 형태로, 보다 경량화된 설계를 추구한다. 이와 더불어 메타의 신제품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내장형 버전도 개발 중이며, 당초 2028년 출시로 계획됐지만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생태계에 구조적인 변화를 끼칠 수 있다. 주요 IT 기업들이 스마트 안경을 차세대 디바이스로 주목하면서,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초경량화, 배터리 수명, AI 기능 통합 등이 시장의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