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도 쉬지 않는 AI 공장…삼성·LG, 무중단 스마트팩토리 가동

| 연합뉴스

올해 최장 열흘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 연휴 기간에도 국내 주요 산업 현장들은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멈춤 없는 가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연휴 중에도 AI 기반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 유지를 물론 연구개발과 안전 관리까지 아우르며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LG화학은 전남 여수공장에서 AI 영상분석 기술이 적용된 ‘플레어 스택’ 이상 감지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플레어 스택은 공정에서 나오는 폐가스를 안전하게 연소시켜 배출하는 설비인데, AI가 불꽃 모양과 그을음 정도를 자동 감지해 필요한 산소량을 조절함으로써 완전 연소를 유도한다. 여기에 더해, 실제 설비와 동일한 조건을 재현한 ‘디지털 트윈’ 기술도 적용돼 이상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사람의 개입 없이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위험을 자동으로 경고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AI 기술을 제조공정 전반에 도입하며 연휴 없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공정 최적화, 불량 예측, 원인 분석 등 다양한 영역에 AI를 활용 중이다. 특히 추석 연휴에도 무정지 운영이 가능한 첨단 시스템 덕분에 생산 효율은 물론 품질 관리까지 강화되고 있다. LG전자는 창원공장에 자율 로봇이 투입된 스마트팩토리를 조성해 생산성을 17% 끌어올리고, 에너지 효율은 30% 향상시키는 성과를 냈다. 이 과정에서 품질 불량으로 인한 비용은 70%나 절감됐다.

기업들은 AI 기술을 단순한 작업 효율성 향상 수단을 넘어, 연구개발을 자동화하고 산업안전도 강화하는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LG화학은 화학업계 최초로 로봇 실험 시스템을 도입해 고온·고농도 환경에서 수행하던 위험한 실험을 완전 자동화했다. 이에 따라 연구원 없이도 연휴 중 24시간 실험을 진행할 수 있게 됐고, 연구 효율성과 안전성 모두 높아졌다.

산업계의 이런 흐름에 발맞춰 정부도 정책적 지원에 나섰다. 올해 출범한 ‘제조 M.AX 얼라이언스’에는 1천여 개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참여해 AI 기술을 산업 전반에 접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HD현대중공업, 농심 등 각 업종 대표 기업들이 AI 공장 구축 사업에 동참하고 있으며,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AI 팩토리 수를 5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제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이처럼 AI 기반의 자동화가 산업현장의 새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 연휴나 근무시간 구분 없이 가동되는 ‘무중단 공장’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과 품질 향상 효과를 가져오고, 장기적으로는 인력 의존도를 줄이면서 산업 구조 전반에 혁신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