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재 품은 램프(Ramp), 졸트AI 인수로 기술 DNA 강화 시동

| 김민준 기자

2025년 들어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핀테크 유니콘 램프(Ramp)가 AI 스타트업 졸트AI(Jolt AI)의 인수를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규모 면에서는 소박하지만, AI가 스타트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램프는 이번 인수를 통해 졸트AI의 핵심 인력 3인을 자사 엔지니어링 플랫폼 팀에 합류시킨다고 밝혔다. 졸트AI는 2022년 설립돼 초기에는 로드 테스트 툴을 제공하다가, 2024년 AI 코딩 어시스턴트 솔루션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스타트업이다. 창업자 예브 스펙터(Yev Spektor)는 램프와의 공동작업을 통해 “엔지니어들이 더 빠르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기술 흡수를 넘어, AI와 에이전틱(agentic) 기술을 강화하려는 램프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램프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카림 아티예(Karim Atiyeh)는 “졸트 팀은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설계를 해온 전문가 집단”이라며 “내부 개발자 도구를 AI 중심으로 재편하고, 고객용 AI 기반 제품도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기준 130억 달러에서 6개월 만에 225억 달러(약 32조 4,000억 원)로 평가 가치가 치솟은 램프는, 올해만 해도 연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핀테크 업계 내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객사도 Shopify, 안두릴(Anduril), 노션(Notion), 스트라이프(Stripe) 등 4만 5,000곳 이상으로 확대됐다.

졸트AI는 단지 세 명의 인력만 인수되는 어쿠하이어(acquihire) 성격의 딜이었지만, 램프 내부적으로는 AI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핵심 AI 플랫폼과 인프라 고도화는 물론, 고객이 사용하는 금융 제품에 AI 기능을 심층적으로 통합하는 역할까지 맡게 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스타트업 간 인수 합병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올해 1~3분기 기준,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이 다른 스타트업을 인수한 사례는 64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일련의 M&A 배경에는 AI 인재 확보 전쟁과 시장 선점을 위한 속도전이 있다.

램프는 이미 지난 2023년 AI 고객 응대 지원 스타트업 코히어(Cohere)를, 2024년에는 구매 자동화 솔루션 업체 베뉴(Venue)를 각각 인수한 바 있다. 이번 졸트 인수는 그 행보의 연장선에 있으며, AI 전공 인재를 대거 확보하려는 램프의 의지를 분명히 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투자자 진영도 눈부시다. 스트라이프, 시티그룹, 세쿼이아 캐피털, 구글 벤처스(GV) 등을 포함해 램프가 지금까지 유치한 자금은 총 19억 달러(약 2조 7,400억 원)에 달한다.

경쟁이 치열한 법인카드 및 비용 관리 시장에서 램프는 이미 빌 결제, 출장 경비, 재무 관리 등으로 서비스 라인을 연이어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출시한 재무 운용 상품(Treasury product)을 통해 디지털 뱅킹 영역에도 본격 진입하면서 경쟁사 브렉스(Brex), 머큐리(Mercury), 나반(Navan)과의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티예는 "AI가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뿐 아니라 금융 솔루션 제공 방식도 바꾸고 있다"고 강조하며, 기존 기술 스타트업들과의 적극적인 인재 통합을 통해 램프의 기술 DNA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