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트릭스, 9조 원대 헬스케어 AI 인수…경험 관리 확장 본격화

| 김민준 기자

퀄트릭스(Qualtrics)가 헬스케어 및 분석 기술 시장에서의 입지를 본격 강화한다. 최근 회사는 헬스케어 기술 전문 기업 프레스 게이니 포스타(Press Ganey Forsta)를 인수하는 내용의 확정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총 67억 5,000만 달러(약 9조 7,200억 원)로, 퀄트릭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다.

이번 인수를 통해 퀄트릭스는 고객, 환자, 직원 경험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인공지능 기반 경험 관리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프레스 게이니 포스타는 30개국에서 총 4만 1,0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 내 보험 건강 플랜의 85%가 이들의 솔루션을 활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업은 특히 병원, 브랜드, 조직 등과의 상호작용이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지 분석하고 향상시키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다.

퀄트릭스는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직원·제품·브랜드 등 다양한 대상의 경험을 측정하고 개선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경험 관리(Experience Management)라는 개념을 처음 정립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이번 인수를 통해 프레스 게이니 포스타의 벤치마킹, 분석, 컨설팅 역량을 퀄트릭스의 AI 솔루션과 접목시켜 업계 전반에 즉각적인 실행을 가능케 하는 실용적 인사이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그 세라핀(Zig Serafin) 퀄트릭스 CEO는 “의료 분야처럼 환자와 직원 경험이 곧 치료 결과와 진료 품질로 이어지는 산업이야말로 경험 관리 플랫폼의 진정한 검증 무대”라고 강조했다.

한편 프레스 게이니 포스타는 아레스 매니지먼트(Ares Management)와 레너드 그린 앤 파트너스(Leonard Green & Partners)가 소유 중이며, 인수 작업은 현금과 주식 혼합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재 미국 정부의 규제 승인 및 기타 절차가 남아 있어 공식적 인수 완료는 수개월 내로 전망된다. 그 전까지는 두 회사 모두 독립적으로 운영을 이어간다.

2023년 실버 레이크(Silver Lake)와 캐나다연기금(CPPIB) 컨소시엄에 의해 125억 달러(약 18조 원)에 비상장사로 전환된 퀄트릭스는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 1년간 5억 달러(약 7,200억 원) 이상의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다.

이번 거래에 대해 업계 주요 인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터마운틴 헬스(Intermountain Health)의 CEO 롭 앨런(Rob Allen)은 “이번 인수는 향후 의료 서비스 경험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IDC의 루 레인먼 연구 디렉터는 “경험 관리 분야의 가장 큰 AI 장벽인 신뢰·적합성·산업 전문성을 한 번에 해결하는 결정적 진전”이라고 설명했다.

인수 자문에는 JP모간체이스, 골드만삭스, KKR, 모건스탠리가 퀄트릭스 측에, 바클레이즈와 모엘리스가 프레스 게이니 포스타 측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