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아두이노 인수… IoT·AI 엣지 생태계 본격 진출

| 김민준 기자

퀄컴(QCOM)이 10월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오픈소스 싱글보드 컴퓨터 제조사 아두이노(Arduino)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거래는 사물인터넷(IoT), 임베디드 시스템, 엣지 컴퓨팅 시장 내 퀄컴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아두이노는 저렴한 가격으로 IoT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개발용 보드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엔지니어나 디자이너가 GPS, 온도, 압력 센서 등 다양한 주변기기를 연결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어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교육용 플랫폼으로도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사 최초로 퀄컴의 칩셋을 채택한 ‘Uno Q’라는 최신 보드를 발표하며 기술 진화를 예고했다.

Uno Q는 퀄컴의 Dragonwing QRB2210 칩셋을 탑재했으며, Arm 기반 쿼드코어 CPU, GPU,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 등을 갖췄다. 여기에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의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추가로 탑재돼 엣지센서와의 연동 및 분석에 최적화됐다. 운영체제로는 리눅스 계열의 데비안(Debian)이 기본 탑재돼 있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는 센서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거나 AI 모델을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퀄컴은 아두이노 사용자들에게 자사 소프트웨어 및 AI 툴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높일 예정이다. 특히, 퀄컴이 올해 초 함께 인수한 AI 모델 훈련 플랫폼 엣지임펄스(Edge Impulse)와의 통합 기능도 ‘Uno Q’에서 지원되며, 개발자들은 이 플랫폼을 활용해 경량화된 AI 모델을 빠르게 구축하고 배포할 수 있다.

퀄컴 측은 “아두이노의 오픈소스 철학과 퀄컴의 최첨단 기술 포트폴리오가 결합돼, 수백만 명의 개발자가 지능형 기기를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공동 발표에 따르면 아두이노는 앞으로도 ST나 다른 반도체 제조사들의 칩셋 지원을 지속하며, 개방형 플랫폼으로서의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퀄컴이 전통적인 모바일 칩 사업을 넘어 클라우드, AI, IoT, 엣지 컴퓨팅 생태계로 확장하려는 구도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향후 아두이노 플랫폼을 통해 중소형 프로젝트뿐 아니라, 산업용 AI 및 스마트 솔루션 구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의 IoT 응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