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들어 미국 테크 업계의 고용 시장이 연이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고 있다. 크런치베이스가 공개한 최신 집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 기반 테크 기업에서 해고된 근로자는 최소 9만 5,000명 이상에 달했으며, 이러한 흐름은 새해에도 이어져 10월 첫 주에만 1,800명 이상의 추가 해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기의 시작과 함께 구글(GOOGL)은 클라우드 사업부에서 100명 이상, 캘리포니아 서니베일 소재 직원 50명을 포함해 다수의 인력을 감축했다. 여기에 더해, 구글과 협력 중이던 히타치 계열 글로벌로직(GlobalLogic)의 계약직 근무자 약 200명도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 한편,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도 직원 감축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이 기업은 데이터 주석 작업을 담당하던 ‘AI 튜터’ 500명을 해고하고, 전문화된 분야별 ‘스페셜리스트 튜터’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XN)도 해고 행렬에 합류했다. 회사는 내년 12월까지 댈러스 근교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약 163명의 생산직 인력을 감원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들어 Olo, Paycom, Smartsheet, Snorkel AI, Sorbet, Edwards Vacuum 등 다양한 미드-사이즈 기업까지 구조조정 대열에 나서며 기술 업계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번 해고들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에서 나타나고 있다. 빅테크, AI, 반도체 뿐 아니라 HR 플랫폼, 생산 기술, 클라우드 솔루션 등 다양한 부문이 축소세에 동참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연간 인력 감축 규모는 인텔(INTC) 1만 5,000명, 테슬라(TSLA) 1만 4,500명, 시스코(CSCO) 1만여 명에 달하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세일즈, 리쿠르팅 등 핵심 인프라 인력까지 해고 대상에 포함된 것이 특징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감원 사태의 배경으로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2021년 정점에 달했던 벤처 자금 유입의 급격한 둔화를 지적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과도하게 늘어난 인력을 조정하려는 흐름과, 신기술 대응, 수익성 개선 요구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구조조정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자금 고갈을 피하기 위한 ‘현금 버티기 전략’ 일환으로 인적 자원 축소가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신규 투자 유치에 실패해 패업 수순을 밟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감소세로 이어지던 해고 트렌드는 2025년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해고가 줄어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하고 있으며, 변화의 전환점은 벤처 투자 회복, 시장 유동성 증가, 그리고 상장 시장의 본격적인 재개 여부에 달렸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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