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 AI로 헬프데스크 재편…‘에이전트포스’ 전면 도입

| 김민준 기자

세일즈포스는 자사의 16년 된 서비스 클라우드에 AI 기반 서비스 기능을 전격 도입하며, 기업용 IT 헬프데스크 시장을 새롭게 재편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에 공개된 ‘에이전트포스 IT 서비스’는 티켓 중심의 전통적인 IT서비스 관리 방식을 대체하고, 슬랙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같은 협업 툴을 통해 자동화된 대화형 문제 해결 시스템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이 플랫폼은 단순 문의 대응을 넘어 서비스 티켓 생성, 원격 진단, 문제 복구까지 수행할 수 있는 에이전트 중심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IT서비스 제공 프레임워크인 ITIL과의 호환성도 갖췄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협업해 전문 지식 기반의 복합 문제를 처리할 수 있고, 기존 IT 포트폴리오와 연결되는 워크플로우 및 통합 기능도 지원된다.

세일즈포스의 서비스 클라우드 담당 키샨 체탄 부사장은 새로운 시스템 도입의 배경에 대해 “고객 응대 수준에 상응하는 직원 지원 체계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존재해 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워크미(WalkMe)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은 비효율적인 IT 지원으로 인해 주당 100만 달러(약 144억 원)가 넘는 생산성 손실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현재 시장에 널리 배포된 ITSM 시스템은 문의를 단순한 양식 기반 티켓으로 변환하는 데 머무르면서 IT 부서의 업무량만 늘리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반해 새롭게 선보인 에이전트포스는 직원들이 사용하는 환경 내에서 즉각적인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예를 들어, 직원이 노트북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를 질문하면 시스템이 관련 사내 정책과 사용자 정보를 자동 조회해 맞춤형 답변을 제공한다.

또한 일부 문제에 대해서는 시스템이 선제적으로 인지하고 실시간 대응하는 기능도 갖췄다. 예컨대 이메일 서버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시스템은 해당 직원을 대상으로 즉시 상황을 알리고 해결 상황을 실시간 공유하는 방식이다. 복합성이나 민감한 내용이 있는 요청은 자동으로 IT 담당자에게 관련 진단 정보와 함께 전달된다.

세일즈포스는 전 세계 7만여 개 고객사가 사용하는 서비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기존 헬프데스크 시스템의 대규모 전환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체탄 부사장은 “시장에는 아직 충족되지 않은 수요가 많으며, 경쟁사인 서비스나우(ServiceNow)와 마주칠 가능성은 있지만, 우리는 지속적 혁신을 통해 우위를 확보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IT·HR 부문 SVP인 무두 수다카는 “서비스나우와의 단순 경쟁보다는 더 넓은 시장 안에서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신뢰성이 중요한 경영 환경에서 세일즈포스는 AI 시스템이 오작동하거나 비정상 동작하지 않도록 철저히 인간 중심의 프로세스를 유지한다는 원칙도 강조했다. 시스템 사용 도중 언제든 실제 IT 담당자와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라이브 에이전트 연결’ 기능을 탑재해 AI의 실수를 최소화하고 업무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제품을 글로벌 차원에서 도입 예정인 유네스코(UNESCO)의 최고 정보 책임자 오마르 바이그는 “다운타임 없이 더 많은 업무를 더 적은 자원으로 처리해야 하는 과제가 있기 때문에 세일즈포스 기반의 플랫폼은 핵심 솔루션이 될 것”이라 평가했다.

체탄은 이를 통해 기존의 낡은 헬프데스크 시스템이 빠른 속도로 대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지금 대화 중심·예측형·협업 기반으로 근본적인 전환을 맞고 있다”며, “에이전트 시스템은 그 중심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