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당국, 테슬라 '완전자율주행' 280만 대 조사 착수…로보택시 제동되나

| 김민준 기자

미국 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TSLA)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을 장착한 차량에서 발생한 사고 다발을 이유로 본격적인 조사를 착수했다. 이번 조사에는 280만 대에 달하는 테슬라 차량이 대상이며, 소프트웨어 관련 안전 이슈로는 이례적으로 대규모다.

교통안전국은 최근 보고된 58건의 FSD 관련 사고 보고서를 바탕으로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중 14건은 실제 충돌로 이어졌으며, 최소 2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주요 사고 유형으로는 교차로에서의 잘못된 회전, 신호 위반, 역주행 진입, 심지어 철도 건널목에서 열차 접근에도 불구하고 정차하지 않은 사례까지 확인됐다.

NHTSA는 성명을 통해 "사고 대부분이 교차로에서 발생했지만, 반대 차선 인접 주행, 철도 건널목 접근 등 유사한 상황에서도 문제가 재현되는지 여부까지 조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소프트웨어가 운전자에게 오류를 즉각적으로 인지하고 개입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는지도 핵심 조사 대상에 포함되며, 일부 보고서에서는 차량이 경고 없이 잘못된 판단을 실행해 운전자가 개입할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조사는 예비 단계로 분류되며 조사기관의 판단에 따라 업데이트 소프트웨어 배포부터 리콜까지 조치가 확대될 수 있다. 이미 테슬라는 2022년에도 자율주행 기술을 과대 홍보해 형사수사 대상이 된 전례가 있어, 이번 결과에 따라 기업 이미지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발표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총자산 5,000억 달러(약 720조 원)를 넘기며 역사상 최고 부호에 등극한 직후에 나와 아이러니를 더한다. 최근 테슬라는 차량 판매 부진에 직면하며 로보택시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이 사업 진출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