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출신의 젊은 기업가 JC 브타이시가 19세에 창업한 핵융합 스타트업 ‘퓨즈 에너지 테크놀로지’가 파격적인 기술과 독자적 수익화 전략으로 차세대 에너지원 개발 경쟁에 뛰어들며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핵융합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논의되는 가운데,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연구와 사업화를 병행하는 전략이 업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퓨즈는 기존의 주류 방식인 토카막(Tokamak) 방식 대신 '마그리프(MagLIF)’라는 미압축 연료 방식의 핵융합 기술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마그리프는 핵융합 연료가 든 금속 통에 강한 전류 펄스를 순간적으로 흘려 넣어 폭발적 압축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자기장을 활용해 플라즈마를 유지하는 토카막보다 장비가 단순하고 운영비용이 훨씬 낮다는 평가다. 브타이시 CEO는 자체 개발한 펄스 파워 드라이버가 세계 최고 수준의 출력과 효율을 자랑한다고 밝히며, 학술지 ‘네이처’ 게재와 외부 검증을 근거로 기술력을 강조했다.
퓨즈가 기존 핵융합 스타트업들과 가장 큰 차별점을 보이는 점은 연구 과정에서 직접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핵융합 기술은 상업적 활용까지 수십 년이 필요하다는 장기 프로젝트로 분류되며, 대부분 초기에는 투자자 펀딩에 의존한다. 그러나 퓨즈는 핵융합 실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선을 활용해 위성, 군용장비 등 정밀기기들이 방사선 환경에서 얼마나 안전하고 정확하게 작동하는지를 시험하는 상업용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항공우주 및 국방 산업에 필수적인 절차로, 실제 고객이 존재하는 시장을 겨냥한 실행력 있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이스트베이 지역의 샌 레안드로에 대형 연구시설을 갖추고 있고, 캐나다에도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직원 수는 약 50명 수준이며, 지난 9월에는 미국 내 세 곳의 핵무기 개발 국립연구소 중 로스앨러모스와 샌디아 연구소와의 협력을 체결해 기술 신뢰도를 높였다. 브타이시는 2025년 말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해 연설할 계획이라며, 한국 정부 역시 핵융합 기술에 대한 관심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한미 원자력 협정에서 핵융합이 점차 새로운 영역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퓨즈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핵융합 기술 개발 방식을 통해 상업성과 기술 가능성을 동시에 검증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한 기술 혁신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핵융합의 조기 상용화를 이끌 수 있는 실제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10년 안에 최소한 상업적 실현가능성을 증명하겠다는 CEO의 포부처럼, 퓨즈의 행보는 차세대 에너지 실현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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