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42주년을 맞은 SK하이닉스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300조원을 넘기며 국내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의 급성장과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가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2025년 10월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22% 오른 42만8천원으로 마감됐다. 장중 한때 43만9천250원까지 치솟으며 최고가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시가총액은 311조5천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6월 200조원을 넘긴 지 4개월만의 성과로, 불과 지난해 말 대비 180조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의 급격한 기업 가치 상승의 배경에는 글로벌 AI 열풍과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의 협력, HBM4 제품의 세계 최초 양산 체제 구축 등이 시장에서 강한 호응을 얻으며,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이 실질적인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회사는 글로벌 AI 기업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생산된 물량은 이미 완판됐고, 내년도 공급을 위한 협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2026년 D램 평균판매단가(ASP)를 기존 예측보다 상향 조정했으며, 증권사 14곳이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7% 증가한 11조1천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업 전체 실적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편, SK하이닉스 주가 급등은 그룹 전체 시가총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SK그룹의 시총은 장중 한때 420조원을 넘어서며, 2004년 25조원이었던 수준과 비교하면 20년 만에 약 16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2017년 삼성그룹 이후로 약 8년 만에 국내 그룹 시총 400조원을 넘긴 사례이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K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 및 AI 관련 분야에 8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인디애나 등 주요 생산 거점 구축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 전반에서 AI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인 만큼,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경쟁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업가치 상승의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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