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팀 쿡 후계 구도 본격화…20년 베테랑 존 터너스 유력

| 연합뉴스

애플이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바통을 이어받은 팀 쿡 최고경영자의 은퇴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차기 CEO를 둘러싼 내부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년 넘게 애플에서 근무한 하드웨어 전문가 존 터너스를 유력한 후계자로 보고 있다.

팀 쿡은 2011년 잡스의 사망 이후 CEO 자리를 맡아 애플을 안정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는 11월 1일로 만 65세를 맞이하는 그는 아직 직접적으로 은퇴 시점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애플 내부에서는 원활한 경영 승계를 위한 준비 작업이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업 대다수가 같은 시기에 후계 구상을 시작하는 만큼, 애플의 움직임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고 있다.

차기 CEO 후보로는 존 터너스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터너스는 애플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았으며, 현재 50세로 쿡이 CEO가 됐을 당시와 같은 나이다. 그는 최근 열린 애플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아이폰 에어를 직접 소개하고, 관련 인터뷰와 제품 출시 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대외적인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이는 애플이 터너스를 차세대 리더로 육성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한때 '넘버 투'로 평가받던 제프 윌리엄스 전 최고운영책임자는 쿡의 재임 기간이 길어지면서 후계 구도에서 멀어졌고, 현재는 은퇴 수순을 밟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대체 인물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총괄 수석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와 마케팅 수석 부사장 그렉 조스위악이 거론된다. 페더리기는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자주 등장하며 대외 홍보를 담당해 왔고, 조스위악은 아이패드와 아이폰 초기 론칭을 진두지휘한 베테랑이다.

쿡은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에 더해 구독형 서비스, 웨어러블, 전자결제, 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잡스와는 다른 리더십을 보여줬다. 특히 애플 주가는 쿡 체제에서 약 18배 급등해 투자자들에게 확고한 신뢰를 얻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차기 리더 역시 지속성장과 기술혁신을 동시에 이끌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조직 내부 출신의 승계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경영 승계 움직임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애플의 안정성과 혁신 구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쿡이 언제 실제로 물러날지는 아직 미지수인 만큼, 향후 수년간은 권한 이양과 조직 재편이 병행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