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열사 80개로 축소…AI 중심 기업 탈바꿈 가속

| 연합뉴스

카카오가 경영 효율화를 목적으로 계열사 수를 대폭 줄이며 조직 체계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AI) 중심의 새로운 성장 전략에 집중하고, 그간 논란을 빚은 ‘문어발 확장’ 이미지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10월 13일 주주서한을 통해 현재 계열사 수가 99개로 줄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대표 취임 당시인 2023년 초에는 132개에 달했던 계열사를 1년 반 만에 30% 가까이 축소했으며, 연말까지 약 80개로 더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과거 공격적인 사업 확장 전략 탓에 복잡한 지배구조와 비효율적 계열사 구조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고, 이번 감축은 그에 대한 반성적 조치로도 해석된다.

계열사 정리에 더해, 카카오는 최근 수익성 개선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정 대표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카카오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천8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하며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용 구조를 손질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한 덕분에 실적이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와 같은 재무 개선을 바탕으로 향후 신규 성장 동력인 AI 분야에 더 큰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한편, 최근 카카오톡 인터페이스 변경 이후 사용자 불만이 커지자, 정 대표는 사용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특히 논란이 된 친구 목록 삭제 문제 등은 사용자 의견을 반영해 복원하고, 피드 디자인 역시 선택형으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플랫폼의 사용자 경험 개선을 통해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카카오의 AI 중심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이달 말에는 오픈AI와 협업한 ‘챗GPT 포 카카오’ 서비스를 출시하고, 자체 AI 모델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청소년 대상 AI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임원 대상 성과보상체계 개편, 소상공인을 위한 전담조직 신설 등 사회적 기여와 지속가능 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조직 슬림화에 그치지 않고, 카카오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에서 기술 중심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뒷받침한다. 향후 AI와 카카오톡의 결합이 성과로 이어질 경우, 카카오는 다시 한번 일상 속 디지털 혁신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