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계열사 수를 대폭 줄이며 경영 구조를 슬림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중심 사업에 집중하고, 최근 실추된 사회적 신뢰 회복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10월 13일 주주서한을 통해, 대표 취임 당시 132개였던 계열사 수를 현재 99개로 줄였으며, 연말까지 80개 수준으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계열사 수의 약 30%를 정리한 것으로, 카카오 내부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인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정 대표는 이 같은 조치가 AI 시대에 대비해 핵심 사업에 기업 역량을 집중하려는 전략적 방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최근 몇 년 새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지만, 문어발식 확장과 잇따른 사회적 논란으로 인해 대내외 신뢰에 금이 간 상태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조직 비효율과 계열사 중복 사업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카카오 경영진은 비핵심 자회사 조정과 경영 효율화 작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카카오톡 서비스 개편 논란 등으로 타격을 입은 브랜드 이미지 회복을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아울러 카카오는 실적 면에서도 변화를 보였다. 정 대표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1,859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조직 효율화와 비용 구조 개선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성과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최근 카카오톡 개편과 관련된 이용자 불만도 언급됐다. 정 대표는 이용자의 피드백을 수렴해 친구 목록 노출 문제를 조정하고, 피드 방식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연내 새로운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챗GPT 포 카카오’와 자체 AI인 ‘카나나 인 카카오톡’ 출시 계획을 공개하며, AI 생태계 확장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정 대표는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주요 경영진에 한정했던 총주주수익률(TSR) 연동 보상체계를, 올해부터 전 임원으로 확대 도입한다고 밝혔다. 청소년 대상 AI 교육 프로그램 신설, 소상공인 대상 맞춤형 지원 태스크포스 구성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움직임도 공유했다.
이 같은 흐름은 카카오가 단순 플랫폼 기업을 넘어, AI 기술 기반의 ‘일상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 확보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계열사 정리가 마무리되고, AI 중심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카카오는 중장기적으로 기업 정체성과 수익 모델 모두 재정립되는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