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 AI 시대 위한 '기가와트급' 데이터 센터 설계 공개…구축 속도 2배↑

| 김민준 기자

데이터 센터 산업이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면서, 전통적인 설계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적인 전자기기 OEM 기업인 플렉스(FLEX)가 이 흐름에 발맞춰 고도로 통합된 데이터 센터 설계 참조모델을 발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플렉스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 글로벌 서밋에서 새로운 ‘기가와트급’ 데이터 센터 설계 모델을 선보였다. 이 설계는 전력, 냉각, 컴퓨팅 시스템을 통합한 모듈형 플랫폼으로 구성돼 있으며, AI 및 고성능 컴퓨팅(HPC) 워크로드에 최적화돼 있다. 회사 측은 해당 시스템이 기존 설계 방식보다 최대 30% 빠르게 구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공개된 플랫폼에는 고밀도 리퀴드 쿨링 기술이 접목된 메가와트급 서버랙, 전력 불안정을 최소화하는 신형 정전용량 에너지 저장 시스템, 그리고 최대 1.8MW 전력을 유연하게 지원할 수 있는 랙 단위 냉각 분배 장치(CDU)가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사전 조립된 전력 모듈과 스키드 시스템을 통해 공정 병렬화는 물론, 현장 인력 의존도를 크게 줄여 데이터 센터 구축 기간을 기존 평균 1년에서 6개월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플렉스는 이러한 반조립 방식이 데이터 센터 구축의 복잡성을 줄이고, 부품 간 연결 최소화를 통해 성능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여준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객이 엔비디아(NVDA)나 AMD(AMD)와 같은 파트너의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을 쉽게 통합할 수 있도록 유연한 구조로 설계됐다.

운영 측면에서도 개선 사항이 돋보인다. 플렉스는 라이프사이클 인텔리전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설비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은 물론, 예측 분석과 최적화 기능까지 제공한다. 이와 함께 전 세계 공급망과 고객 지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데이터 센터 구축의 모든 단계에서 종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마이클 하퉁(Michael Hartung) 플렉스 사장은 “AI 연산 수요가 증폭됨에 따라 전력, 열, 확장성 이슈는 데이터 센터의 가장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며 “전력, 냉각, 컴퓨팅을 통합한 이 설계는 AI 시대에 최적화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플렉스의 오픈 아키텍처는 신속하고 예측 가능한 확장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AI 컴퓨팅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플렉스의 새로운 설계 플랫폼은 데이터 센터 업계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표준화와 속도, 유연성을 한데 갖춘 이 접근법은 거대 클라우드 기업부터 민간 데이터 센터까지 다양한 분야의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