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체이스(JPM)가 기술 및 인프라 분야에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 투자는 ‘보안 및 회복탄력성 이니셔티브(Security and Resiliency Initiative)’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추진되며, 미국의 경제 안보에 핵심적인 산업을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번 발표 직후 디웨이브 퀀텀(DWAVE), 아이온큐(IONQ) 같은 양자컴퓨터 개발업체들의 주가가 20% 이상 급등하며 시장의 즉각적인 관심을 받았다. JP모건은 투자금 외에도 향후 10년간 총 1조 5,000억 달러(약 2,160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계획 대비 50% 확대된 수준이며, 미국 첨단기술 산업의 공급망 강화와 국가 기술주권 확보가 목적이다.
이번 이니셔티브는 크게 네 개의 카테고리로 구분되며 총 27개 투자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양자컴퓨팅을 포함한 ‘프론티어 및 전략 기술(Frontier and Strategic Technologies)’이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디웨이브와 아이온큐 외에도 퀀텀컴퓨팅(QUBT) 등의 관련 기업도 투자 기대감에 주가가 12% 상승했다.
특히 JP모건은 단순히 양자컴퓨터에만 그치지 않고, 양자 기반 센서와 같은 첨단 센서 기술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저온 상태의 원자 반응을 활용해 외부 환경 변화를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아이온큐는 이미 올해 벡터 아토믹(Vector Atomic)을 인수하며 양자 센서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한 바 있다.
프론티어 기술 외에도 JP모건은 공급망 및 첨단 제조, 국방 및 항공우주, 에너지 독립 및 회복력을 중심으로 전략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자율이동로봇(AMR)을 개발하는 업체나 반도체 장비 제조사들도 투자 대상에 포함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배터리 저장 기술에 대한 지원도 주요 전략으로 설정됐다.
이번 계획 이행을 위해 JP모건은 전담 팀을 신설하고 투자 전문가, 기술 자문 인력 등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방향성을 설정할 외부 자문위원회도 함께 구성한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안보는 경제의 회복탄력성과 강인함에 달려 있고, 지금은 속도와 투자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골드만삭스(GS)도 이날 실리콘밸리 기반 벤처캐피털 산업벤처스(Industry Ventures)를 6억 6,500만 달러(약 957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며 기술 분야 투자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성과 기반 보상 조건까지 포함하면 인수 금액은 2030년까지 약 9억 6,500만 달러(약 1조 3,9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
산업벤처스는 70억 달러(약 10조 700억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중견 VC로, 메타(Meta Platforms), 우버(Uber), 그리고 데이터독(Datadog) 같은 빅테크 및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기업에 초기 투자를 진행해온 경험이 있다. 이번 조치는 골드만삭스가 벤처 및 스타트업 생태계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의 연쇄 행보는 미국 월가가 ‘기술 안보’와 ‘산업 주권’ 구축을 첨단 기술 통해 실현하려는 정부 기조에 화답하는 동시에, 민간 금융의 역할 변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