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인공지능(AI) 가속 경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오라클(ORCL)이 AMD(AMD)의 최첨단 AI 칩 5만 개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에 도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대규모 공급 계약 소식에 AMD 주가는 급등한 반면,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경쟁사 엔비디아(NVDA)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14일(현지시간), 오라클은 2026년 3분기부터 자사 AI 클라우드 인프라에 AMD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인스팅트 MI450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기 5만 개 수준에서 출발하는 도입 물량은 2027년 이후 추가 확대될 예정이며, 오라클은 이 칩을 기반으로 대규모 AI 훈련 및 추론 작업에 특화된 고성능 컴퓨팅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오라클 측은 특히 AMD 기반의 수직 통합형 데이터센터 구조를 통해 최대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 그리고 확장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급되는 MI450 칩은 AMD가 내년 공식 출시를 앞둔 최신 제품군으로, 최근 오픈AI와의 협력에서도 다량의 공급 계약을 따낸 바 있다. 오픈AI는 이 칩을 기반으로 향후 수년 동안 6GW급 AI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AMD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성능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H100 및 후속 칩들과 경쟁 가능한 사양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오라클과의 계약이 AMD의 시장 입지 강화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으나, AMD가 대형 수요처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점차 나눠 갖기 시작하면서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 특히 오라클이 제공하는 AI 클라우드 서비스는 AI 전문 스타트업과 대기업 고객 모두가 이용하는 고성장 분야인 만큼, 이번 협력은 단순한 수주를 넘어 장기적인 파급 효과를 동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AMD 주가는 전일 대비 3.51% 오른 224.01달러로 상승 반전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같은 시간대 3.23% 하락한 182.23달러로 마감해 두 회사 간 투자 심리의 온도차를 반영했다. 이로써 AI 칩 메이커 간의 세력 균형 구도에 새로운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트너십이 오라클의 AI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AMD에는 엔비디아 독점 체제를 흔들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동시에 엔비디아로서는 공급망 다변화를 선택한 주요 고객들을 다시 붙잡기 위해 새로운 가격 전략 혹은 제품 혁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AI 인프라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고성능 GPU 시장을 둘러싼 지각변동이 본격화되며, 향후 AMD와 엔비디아의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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