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가 전통적인 CRM 기업의 틀을 넘어서 새로운 AI 기반 플랫폼 비전을 본격화하면서 ‘에이전틱 오케스트레이션(agentic orchestration)’이 IT 업계의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드림포스(Dreamforce) 컨퍼런스 현장에서 전문가들은 에이전틱 AI가 비즈니스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세일즈포스는 단순히 고객 경험을 관리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중심으로 지능형 에이전트를 조율하며 보다 능동적으로 고객 니즈를 예측하고 비즈니스 결과를 이끄는 ‘에이전틱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컨스텔레이션 리서치(Constellation Research)의 홀거 뮐러(Holger Mueller) 수석 분석가와 디코딩 디스컨티뉴이티(Decoding Discontinuity)의 라파엘 도르나노(Raphaëlle d’Ornano) CEO는 드림포스 라이브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전략의 의미를 짚었다. 뮐러는 “에이전틱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이면에 있는 API와 백엔드 프로세스가 준비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며 업계가 여전히 인프라 혁신에 소홀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이 AI 실행 결과에만 집중한 나머지, 복잡한 비즈니스 배경 구조를 간과하고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도르나노는 세일즈포스가 CRM이라는 명칭에 갇히기엔 이미 비즈니스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세일즈포스는 더 이상 ‘CRM’이라는 다섯 글자로 정의할 수 있는 기업이 아니다”라며 “오늘날 이 회사는 전체 엔터프라이즈 오케스트레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에이전틱 플랫폼으로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에이전틱 AI의 도입은 단순히 기술 아키텍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고객 비즈니스 모델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세일즈포스는 방대한 고객 데이터 기반을 이미 확보한 점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뮐러와 도르나노는 이 회사가 확보한 고객 데이터가 향후 에이전틱 AI를 통해 자기 최적화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차별화된 가시적 성과를 끌어내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짚었다. 단순한 기능 강화가 아닌, 전체 비즈니스의 재조직화와 능동적 조율이 관건이라는 점에서, 에이전틱 아키텍처의 실행력 여부가 향후 세일즈포스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틱 AI를 새로운 기업 운영 철학의 중심축으로 삼고, 산업 전반에서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정의를 다시 쓰고 있다. 과거 CRM 중심의 틀에서 벗어난 이같은 혁신은 클라우드, 데이터, AI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분산형 지능’ 시대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에이전틱 오케스트레이션이라는 개념이 어떤 방식으로 다른 기업들에 전이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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