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가 자사의 인공지능(AI) 성능 향상을 위해 영국 반도체 기업 ARM홀딩스(Arm Holdings)와 손잡았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주요 서비스의 개인화 기능을 구동하는 AI 시스템 일부에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ARM의 ‘니오버스(Neoverse)’ GPU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ARM의 니오버스는 최근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AI 성능을 중심으로 설계가 개편된 바 있다. 메타는 이 칩셋을 통해 AI 기반 검색 순위 결정 및 추천 알고리즘의 처리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에서 ARM의 입지는 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중앙처리장치(CPU)에 국한돼 있었지만, 이번 협업을 계기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기반 AI 시장에서도 성능을 입증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연산 부문에서 ARM은 그간 엔비디아(NVDA)에 비해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메타 인프라스트럭처 총괄 산토쉬 자나르단(Santosh Janardhan)은 ARM GPU가 가진 전력 효율 면에서의 강점을 강조했다. 그는 “ARM과의 협력은 메타가 전 세계 30억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메타의 AI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ARM 칩 아키텍처에 맞추어 최적화시키는 작업도 함께 진행했다고 전했다. 더욱 의미 있는 점은 이 최적화된 소프트웨어가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됐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른 기업들도 ARM 기반 시스템에서 AI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르네 하스(Rene Haas) ARM CEO는 “AI의 미래는 모든 규모에서 확장가능한 시스템에 달려 있다”며 “우리는 ARM의 와트당 성능 우위를 메타의 AI 혁신과 결합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업은 메타가 야심 차게 확대 중인 데이터센터 전략과도 맞물린다.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 뉴앨버니에 건설 중인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프로젝트는 오는 2027년까지 수 GW급 연산 능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시설의 에너지원 대부분은 인근 천연가스 기반의 200메가와트급 발전소가 책임질 예정이다.
루이지애나 북서부에 조성 중인 ‘하이퍼리온(Hyperion)’ 데이터센터 캠퍼스도 주목할 만하다. 총 2,250에이커 규모에 달하는 이 부지는 완공 시 약 5GW의 컴퓨팅 자원을 공급할 예정이며, 일부 구역은 2030년 이전에 조기 가동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메타는 텍사스에 제29번째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신설하기 위해 약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AI 혁신과 데이터센터 전략을 동시에 확장하고 있는 메타의 행보는, ARM 같은 저전력 고효율 칩 설계 기업이 거대 테크기업의 핵심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전력소모를 최소화하면서 AI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려는 글로벌 기술업계의 공통 과제를 반영한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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