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히타치에너지와 손잡고 HVDC 기술 국산화 시동

| 연합뉴스

HD현대일렉트릭이 글로벌 전력기술 기업 히타치에너지와 손잡고 초고압직류송전(HVDC)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프로젝트'의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행보다.

이번 협력은 10월 16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한국-스웨덴 지속 가능 파트너십 서밋’에서 체결된 양해각서를 통해 구체화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HVDC 기술을 선도하는 히타치에너지와의 협력을 계기로 차세대 전력망 사업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국내 고효율 송전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HVDC는 기존 교류 방식과 달리 전기를 직류 형태로 송전하는 기술로, 장거리 전력 전송에 유리하고 송전 손실이 적어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히타치에너지는 전압형 HVDC(VSC-HVDC, Voltage Source Converter HVDC)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완도와 동제주를 잇는 전압형 HVDC 시스템을 준공하며 한국 시장에도 진출한 바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번 협업을 통해 HVDC 핵심 부품에 대한 기술력을 이전받고, 울산에 건설 중인 신공장을 HVDC 변압기 전용 생산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순한 수입 의존에서 벗어나 기술 자립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양사는 HVDC 사업의 계약 모델, 실행체계, 기술 국산화 등을 중심으로 협력을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현재 제주도와 수도권을 잇는 새만금-서화성 구간 2기가와트(GW)급 HVDC 실증사업을 포함한 대규모 신재생 송전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번 공동 개발이 이러한 국가 전략 사업 참여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 실증사업의 성공을 위해선 경험 있는 글로벌 파트너가 필요한 만큼, 히타치에너지와의 협력이 경쟁력 제고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협력은 국내 HVDC 기술 생태계 조성과 더불어, 향후 글로벌 HVDC 시장 진출 기반 마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에너지 전환과 분산형 전원 확대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HVDC는 전력망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국제적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