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실시간 병상 모니터링 시대…美 식베이, 의료 데이터 혁신 이끈다

| 김민준 기자

병상 옆에서의 진료 환경이 실시간 데이터 기술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메디컬 인포매틱스가 개발한 ‘식베이(Sickbay)’는 EKG, 동맥혈압 등 생리적 데이터를 수집해 병원 전산망에 통합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병원 관계자들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별 환자 모니터링은 물론, 향후 연구용 분석도 가능하다고 평가한다.

식베이를 총괄하는 라젠 파텔(Raajen Patel) 부사장은 최근 열린 SHI 폴 서밋 2025 행사에서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등 병원의 어떤 인프라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하도록 설계했다”며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AI 기술이 결합되며 병원 시스템 도입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식베이의 기술이 헬스케어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어떻게 열고 있는지도 소개했다.

특히 식베이는 특정 장비에 구속되지 않는 ‘벤더 중립적’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기기 간 데이터 연동이 어렵고 많은 정보가 사장되던 기존 병원의 약점을 보완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두 가지 목적에 활용된다. 바로 병상 모니터링 최적화와 의료연구 지원이다. 파텔 부사장은 “데이터를 통해 특정 알람이 실제 이상징후인지를 즉각 검토하고 의료진 간 협업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베이는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AI 모델 훈련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수많은 실제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의료 현장의 예측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 중이다. 파텔 부사장은 식베이가 후원한 연구 프로젝트 규모가 지금까지 총 1,000만 달러(약 144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의 생리 상태를 1초 단위보다 더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이 기술은 앞으로 수많은 연구지표를 만드는 데 유용한 기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연구자들은 식베이를 통해 필요한 데이터만 선별해 분석하고, 특정 집단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베이를 개발한 메디컬 인포매틱스는 의료 데이터 활용에 대한 병원의 진입장벽을 낮추면서도, 정밀한 분석과 즉각적인 기반 제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AI와 헬스케어의 접점에서 이 플랫폼이 새로운 표준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