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의료 검색 스타트업 오픈에비던스(OpenEvidence)가 2억 달러(약 2,88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헬스케어 기술 기업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투자는 구글(GOOGL)의 벤처캐피탈 계열사 GV가 주도했으며, 세쿼이아 캐피털, 클라이너 퍼킨스, 블랙스톤, 스라이브 캐피털, 코튜, 본드, 크래프트 등 실리콘밸리 대표 투자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라운드를 통해 오픈에비던스의 기업 가치는 65억 달러(약 9조 3,600억 원)로 평가되며, 올 7월 35억 달러에서 불과 석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오픈에비던스는 의사를 위한 AI 기반 검색 플랫폼을 개발해 왔으며, 복잡한 의학 논문을 자연어 기반 Q&A 형태로 재구성해 제공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챗GPT와 유사하며, 질문에 대한 상세한 답변뿐 아니라 원문 논문 출처도 함께 제공해 의료진이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임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AI가 분석하는 문헌은 미국의사협회(AMA)의 JAMA 네트워크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등 세계적 학술지로 구성돼 있다.
이 AI 플랫폼은 실제 의료 현장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진단을 내리기 위한 검사항목 추천이나 구체적인 치료법 고민에 오픈에비던스를 활용하는 한편, 최신 의료기술에 대한 이해도 돕고 있다. 의대 강의에서도 객관식 문제 출제 등에 쓰일 정도로 활용성이 높다.
특히 올해 8월에는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에서 AI 기술 역사상 처음으로 만점 기록을 세우며 주목받았다. 2위는 GPT-5로 97% 정답률을 기록했다. 이 성과를 발표하면서 오픈에비던스는 현재 매달 7만5,000명 이상의 미국 의료인이 신규 등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의사 중 약 40%가 해당 플랫폼을 사용하며, 이들이 한 달 평균 1,650만 건에 달하는 검색을 수행한다. 이는 6월의 1,000만 건 대비 급격히 증가한 수치다.
오픈에비던스는 기업 고객이 아닌 의료 전문가에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수익은 광고를 통해 올린다. 포브스에 따르면 연간 반복 매출은 지난 7월 5,000만 달러(약 720억 원) 수준에서 내년 1억 달러(약 1,440억 원)로 두 배 성장할 전망이다.
기존 검색 기능 외에도 오픈에비던스는 최근 ‘비지츠(Visits)’라는 신규 제품을 선보이며 의사와 환자 간 대화를 실시간으로 받아 적고, 이를 바탕으로 의무기록을 자동 작성하는 기능까지 지원한다. 특정 키워드를 기준으로 의료 문서를 검색하고 외부 데이터를 덧붙여 풍부한 임상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오픈에비던스가 헬스케어 분야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자, 챗봇 기업들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앤트로픽은 오픈에비던스의 투자 발표 직후, 자사 챗봇 '클로드(Claude)'에 유전자 RNA 시퀀싱 데이터 분석 기능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생의학 논문 검색 성능을 개선하는 업데이트도 함께 발표됐다.
헬스케어와 AI의 융합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오픈에비던스는 기술력과 시장성 모두를 입증하며 산업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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