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분야에 본격 진출한 앤스로픽(Anthropic)이 자사의 AI 모델 클로드(Claude)를 기반으로 한 신제품 ‘Claude for Life Sciences’를 공개하며 바이오텍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제품은 신약 개발 전 단계에서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실험 설계부터 논문 분석, 규제 문서 작성까지 다양한 작업을 자동화하도록 최적화됐다. 동시에 앤스로픽은 자사의 코드 작성 에이전트 ‘Claude Code’도 웹 및 모바일 플랫폼으로 확장하며 개발자 경험 개선에도 힘을 실었다.
Claude for Life Sciences는 앤스로픽이 개발한 최신 언어모델 ‘Claude Sonnet 4.5’를 기반으로 하며, 벤츨링(Benchling), 퍼브메드(PubMed), 싱냅스(Synapse.org) 등 실제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툴과의 자연스러운 연동 기능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연구자는 실험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한 후, 테이블 생성 및 보고서 작성을 단 몇 분 안에 완료할 수 있게 된다. 과거에는 며칠이 걸리던 과정을 AI가 몇 분 내로 처리해주는 셈이다.
앤스로픽의 생명과학 책임자 에릭 카우데러-에이브럼스(Eric Kauderer-Abrams)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생명과학 업무의 상당 부분이 Claude 상에서 실행되도록 하길 원한다”라며 “이미 기존 Claude를 활용하던 연구자들의 피드백이 이번 제품 출시에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앤스로픽은 이번 제품 런칭과 함께 딜로이트, KPMG, 케일런트 등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과 협력해 제약사 및 연구기관의 도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AI가 연구 전반을 속도전 위주로 다 전환하긴 어렵다. 임상시험이나 전임상 단계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앤스로픽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비교하는 반복적인 작업이나 규제 기관 제출용 문서 준비와 같은 후방 업무에서 AI가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앤스로픽 측은 이러한 변화가 산업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기존 개발자 전용으로 CLI 환경에서만 가능했던 코드 자동화 도구 Claude Code는 웹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장됐다. 이번 업데이트는 일부 유료 사용자(Pro 및 Max 계정)를 대상으로 한 ‘리서치 프리뷰’ 형식이며, 깃허브와의 연동 기능도 함께 지원된다. 개발자는 사이드바에서 Claude Code를 호출해 여러 작업 목록을 병렬로 실행시키고 실시간으로 결과를 검토할 수 있다.
앤스로픽은 이번 웹-모바일 통합 출시와 함께 새로운 능동 조정 기능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작업 도중에도 Claude Code의 실행 방향을 수정하거나 가이드를 줄 수 있게 되어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고도 의도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회사 측은 현재 Claude Code가 자사 전체 코드베이스의 90% 이상을 작성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엔지니어링 팀의 생산성이 최근 몇 개월 사이 67% 가까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해당 제품은 연간 5억 달러(약 7,2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앤스로픽의 수익 모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앤스로픽은 AI 기반 에이전트의 상용화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으며, 전통적인 과학 연구와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 AI가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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