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클라우드 기대치 밑돌았지만 이익 상향…“예측 가능한 성장 자신”

| 김민준 기자

3분기 실적 발표에서 SAP는 예상치를 근소하게 밑돈 클라우드 매출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강력한 성적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높은 수익성과 지속적인 클라우드 사업 모멘텀을 기반으로 SAP는 연간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SAP는 9월 30일로 마감된 분기 동안 매출 105억 3,000만 달러(약 1조 5,190억 원), 영업이익 29억 8,000만 달러(약 4조 2,912억 원)를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 15%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보다 27% 증가한 61억 3,000만 달러(약 8조 8,272억 원)를 기록했으나, 시장 기대치였던 61억 7,000만 달러에는 다소 못 미쳤다. 반면 주당 순이익은 1.84달러로 월스트리트 예상치인 1.73달러를 상회했다.

SAP는 클라우드 ERP 제품군의 성장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1% 뛰어 53억 3,000만 달러(약 7조 6,752억 원)를 달성했으며, 향후 매출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클라우드 누적 수주 잔액도 27% 상승해 218억 5,000만 달러(약 31조 5,040억 원)에 이르렀다.

업계 조사기관 포레스터리서치의 악샤라 나익 로페즈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 누적 수주의 견조한 증가가 SAP의 예측 가능한 장기 매출 흐름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SAP의 전체 매출 중 예측 가능 수익 비중은 87%까지 확대됐으며, 이는 전통적인 온프레미스 라이선스 매출이 급감한 데에도 기인한다. 올 3분기 전통 소프트웨어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43% 줄어든 1억 8,600만 달러에 그쳤다.

회사는 일부 일회성 비용 요인이 있었음을 알렸다. 세법 변경 및 인력 전환 프로그램과 관련해 각각 1억 1,600만 달러(약 1,670억 원)의 비용이 발생했으며, 이는 4분기에도 동일한 수준의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클라우드 수익성 모두 전년 대비 꾸준히 개선됐다.

SAP 최고경영자 크리스티안 클레인(Christian Klein)은 IDC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SAP는 2024년 시장보다 10%포인트 더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SAP 애플리케이션 전반에 인공지능 기능과 자동화를 통합한 것이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2025년 실적 전망에 대해서도 회사는 낙관적 입장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기존 예측치 상단인 119억 5,000만~123억 달러 범위의 최상단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환율 변동을 반영해 전체 클라우드 매출은 기존 가이던스 하단인 250억 6,000만 달러 수준, 잉여현금흐름은 상향 조정해 92억 8,000만~95억 1,000만 달러로 제시했다.

SAP는 현재 유럽에서 세 번째로 가치가 높은 상장 기업이며, 자사 주가는 지난 3년간 세 배 이상 올랐다. 유럽 기술 시장의 대표 지표로 자리매김한 만큼, 이번 실적은 업계 전반에도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