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바이오 반도체 구제역 키트 국내 허가… 2시간 내 현장 진단

| 연합뉴스

세계 최초로 바이오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구제역 진단키트가 국내에서 동물용 의료기기로 정식 허가를 받으면서, 향후 가축 전염병 대응 체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 키트는 별도의 유전자 추출 없이도 현장에서 2시간 이내에 정밀 진단을 내릴 수 있게 설계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11월 4일, 국내 바이오테크 기업 옵토레인과 3년간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바이오 반도체 기반 구제역 진단키트가 동물용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기존 진단 기법의 한계를 개선하며, 가축 방역 현장의 신속한 대응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구제역 진단 프로세스는 실험실에서 유전자 추출과 분석 장비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대 24시간이 소요되어, 그 사이 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컸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진단키트는 현장에서 직접 검사할 수 있으며, 유전자 증폭 기술을 적용해 낮은 농도의 바이러스도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 검역본부는 기존 대비 민감도가 최대 8배까지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키트는 현장에서 진단 즉시 전용 시스템을 통해 검사 결과를 가축 방역 기관으로 실시간 전송할 수 있어 방역 지시와 통제를 신속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구조다. 감염 의심 지역에서 빠르게 의심 개체를 분리하거나 이동을 제한하는 등의 초기 조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술 개발은 감염병 조기 진단에 있어 새로운 기술적 전환점을 제시했다. 특히 유전자 추출 과정이 생략된다는 점에서, 복잡한 장비 없이 진단이 가능해 중소규모 농장이나 이동 검역소 등 다양한 도입 환경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다른 가축 전염병 진단기술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바이오 반도체 기술이 다양한 현장 진단 장비에 접목되면, 국내 방역 체계의 디지털화와 실시간 대응 수준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