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원격제어 방식으로 운영되는 굴착기를 실제 건설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실증했다. 이번 성과는 인력 접근이 힘든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건설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무인건설 기술 확산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원격제어 굴착기 실증은 지난 9월, 전라남도 여수시 화태도와 백야도를 잇는 도로 건설 구간에서 이뤄졌다. 매우 제한적인 공간과 암반 굴착이 필요한 현장이었던 만큼, 평균적으로 월 5일 이상이 기상 악화로 공사가 중단돼 왔던 곳이다. 이번 실증에서는 육상 원격조종실에서 실시간으로 굴착기를 제어해 기상 변수가 큰 현장에서도 작업을 지속할 수 있다는 성과를 보였다.
이 굴착기는 HD현대의 계열사인 현대사이트솔루션이 개발한 장비로, 360도 전방위 카메라와 장애물 감지 센서, 안전 경고등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내장했다. 통신 불안정 시 자동 정지 기능, 주변 장애물 인식 후 작동 정지 기능 등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기술도 함께 적용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여기서 통신 인프라 구축과 기술 운영 방식 설계, 경제성 평가를 담당했다.
이번 실증은 2023년 포스코그룹과 HD현대 간 체결된 ‘건설 무인화 기술 개발 협약’의 후속 결과로, 단순 시연 수준을 넘어서 실제 현장 적용 수준까지 검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실증 데이터를 토대로 원격 장비 운용 매뉴얼을 정립하고, 국토교통부의 스마트건설 표준시방서에 해당 기술을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건설업계는 현재 인력 고령화와 숙련 노동자 부족, 안전사고 위험 등 구조적 문제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한층 정교해진 무인 굴착기 기술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도서·산간 등 고립 지역이나 고위험 공사 구간에서는 기존 방식보다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이 모두 크게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인공지능 기반 자동화 장비와 결합되면서, 국내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한층 빠르게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의 표준화 작업이 함께 이뤄진다면, 중소 건설사들까지 무인화 기술을 점차 흡수할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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