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제조사 크라이슬러의 모회사인 스텔란티스가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화재 위험 우려로 미국 내에서 판매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 32만 대를 자발적으로 리콜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한국에도 수입되는 차량이 포함돼 있어 국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 리콜 대상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생산된 지프 랭글러 4xe 모델과 2022년부터 2026년 생산된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 모델로, 모두 가정용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이다. 스텔란티스에 따르면 이들 차량에서 배터리 화재와 관련된 사고가 최소 19건 보고됐고, 현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해당 차량 소유주가 차량 수리 전까지는 충전을 하지 말고 배터리를 방전 상태로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또 차량을 건물이나 다른 차량과 떨어진 야외 공간에 주차하라고 안내했다. 이는 배터리 셀의 분리막 손상 가능성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데 따른 조치다. 분리막이 손상되면 배터리 셀 간 전기적 단락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텔란티스는 미국 외에도 캐나다, 멕시코 등지에서 판매된 약 3만 2천여 대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캐나다 2만대, 멕시코 2천6백여 대가 포함됐으며, 그 외 기타 지역에서도 리콜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스텔란티스 코리아 홈페이지를 보면 지프 랭글러 4xe 모델이 현재 수입·판매되고 있다. 다만 리콜 대상에 해당 모델이 포함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리콜 대상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는 미국 미시간주 오번힐스에 위치한 삼성SDI의 미국 법인인 삼성SDI 아메리카가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미 간 전기차 배터리 협력에도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배터리 제조업체에 대한 검증 절차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리콜 사태는 전동화 차량 확산 과정에서 배터리 안정성과 신뢰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특히 한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글로벌 모델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향후 해외 시장에서의 품질 관리와 관련 대응 전략이 주요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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