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슈퍼엔지니어’ 뜬다… 콜랩, 7,200만 달러 투자 유치

| 김민준 기자

세계적 제조업체들의 설계 효율을 높이고 있는 AI 스타트업 콜랩(CoLab Software Inc.)이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야심 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콜랩은 최근 시리즈C 라운드에서 총 7,200만 달러(약 1,037억 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인트레피드 그로스 파트너스를 주축으로 인사이트 파트너스, 와이콤비네이터, 펠로러스 VC, 킬릭 캐피털, 스파이더 캐피털 등이 참여했다.

콜랩은 ‘EngineeringOS’라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통해 포드, GE 어플라이언스, 록히드 마틴,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 글로벌 제조기업들의 설계 검토와 협업을 자동화해왔다. 특히 자사 플랫폼이 지난 8년간 축적해온 방대한 설계 데이터는 생성형 AI의 학습 기반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회사 측은 “엔지니어링은 수많은 의사결정이 얽힌 고난이도 작업으로, AI가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이상적인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콜랩은 최근 첫 AI 에이전트 ‘오토리뷰(AutoReview)’를 공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에이전트는 3D 모델 및 도면을 분석하고 구조적 결함이나 설계 상의 개선점을 자동으로 표시해 숙련된 엔지니어처럼 조언을 제공한다. 현재 대기자 수만 4만 7,000명에 달할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제품을 먼저 도입한 일부 기업들은 “수십 년 리더급 엔지니어와 함께 작업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자동화 효과에 힘입어 콜랩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콜랩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아담 키팅은 “중요한 설계 결정이 많음에도 대부분이 일정에 쫓긴 회의나 메일을 통해 비효율적으로 내려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의 목표는 AI를 통해 이러한 병목을 제거해 설계 주기를 수개월에서 수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은퇴를 앞둔 숙련 기술자들의 노하우 공백을 AI 기술로 메우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기술 총책임자(CTO) 제레미 앤드루스는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설계 판단 기준은 대부분 기술자 개인의 머릿속에만 존재한다”며 “이 지식을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는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콜랩은 이런 노하우를 기반으로 향후 설계 단계별 맞춤형 AI 에이전트들을 추가 개발하고자 한다.

시장조사업체 컨스텔레이션 리서치의 홀거 뮐러 애널리스트는 “설계 조직의 의사결정 맥락은 대부분 문서화되지 않아 전문 인력이 퇴사하면 사실상 소실된다”며 “이를 AI로 구조화해 축적하고 재활용하려는 콜랩의 접근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투자는 향후 에이전트 기능 확대뿐 아니라 기존 CAD 및 설계 툴과의 통합, 상업 파트너십 확대, 인력 충원 등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인사이트 파트너스의 조시 프레드버그 전무는 “북미와 유럽이 수십 년간 선도해온 고급 설계 기술이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축적된 지식을 보존하고 확산시켜야 할 ‘골든타임’이며, 콜랩이 핵심 솔루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