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대에도 와이파이 전성기…와이파이 7, 실내 네트워크 ‘게임체인저’ 되나

| 김민준 기자

5G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밀도 환경에서의 와이파이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 실내 커버리지와 구축 비용, 네트워크 운영의 유연성 측면에서 와이파이가 제공하는 이점이 여전히 뚜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와이파이 6E와 차세대 와이파이 7의 등장은 5G와 성능 면에서 대등한 수준까지 도달하며 와이파이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익스트림 네트웍스(Extreme Networks)의 최고경영자인 에드 메이어코드(Ed Meyercord)는 델로로(Dell’Oro) 그룹의 보고서를 인용해, 와이파이 7의 도입 속도가 와이파이 6이나 6E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요 특징으로 멀티링크 기술과 넓은 채널 대역폭을 언급하며, 와이파이 7이 고밀도 환경에서 5G에 필적하는 수준의 성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5G의 강점은 확실히 있다. 광역 커버리지와 고속 이동 중 연결 성능은 단연 두드러진다. 그러나 실내 환경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벽이나 천장 등 장애물로 인해 신호 손실이 발생하고, 실내 기지국 구축에는 상당한 비용과 기술이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기업들은 여전히 실내 네트워크의 주력 기술로 와이파이를 선택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와이파이의 설치 및 관리가 훨씬 간편하며 별도의 라이선스 비용 없이 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IT 관리자들은 이미 와이파이 기반 인프라에 익숙하고, 보안 및 장애 대응 체계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도를 보인다. 반면 프라이빗 5G 구축에는 스펙트럼 라이선스 획득, 안테나 설치, 시스템 운용 전문성 확보 등 고비용의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물론 5G는 물류 허브나 이동 차량 관리, 야외 임시 구축 현장 등에서는 와이파이가 경쟁할 수 없는 유용성을 발휘한다. 일부 기업은 포인트 오브 세일(POS) 디바이스 운영이나 네트워크 장애 시 백업 용도로 프라이빗 5G를 병행 활용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5G와 와이파이는 ‘경쟁’이 아닌 ‘보완’의 기술로 이해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프로풋볼리그(NFL)이다. NFL의 부최고정보책임자 아론 아멘돌리아(Aaron Amendolia)는 “팬들에게 최고의 관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와이파이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팬들도 많기 때문에 와이파이와 셀룰러 연결 모두 필요하며, 일부 영역에서는 셀룰러 커버리지가 약하므로 와이파이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기 당일 팬들은 자리에 앉아 있을 때뿐만 아니라 주차장부터 입장, 음식 구매, 팝업 이벤트까지 다양한 순간에 연결 서비스를 활용한다. 이처럼 사용자 경험이 전 구간에 걸쳐 중요해지면서 와이파이의 역할은 더 확대되고 있다. NFL은 익스트림 네트웍스를 통해 10년간 와이파이 분석 서비스를 활용해왔으며, 이를 통해 팬의 소셜미디어 이용 트렌드까지 추적할 수 있게 됐다.

결론적으로, 기업 네트워크 전략에서 와이파이와 5G 중 하나를 선택한다는 이분법적 접근은 옳지 않다. 오히려 각 기술의 강점을 조합해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기업마다 규모와 목적은 다르지만, 고객이 네트워크에 기대하는 요구는 NFL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소매점에서는 고객이, 공항에서는 여행객들이 끊김 없는 연결을 당연시한다. 이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당분간 예산과 사용자 경험이 중요한 기업 환경에서는 와이파이의 존재감이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 고도화되는 와이파이 기술과 현실적인 운용 이점이 결합되며, 와이파이는 5G 시대에도 여전히 핵심 인프라로서 역할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