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차세대 양자 프로세서 '나이트호크'·'룬' 공개…2029년 상용화 로드맵 가속

| 김민준 기자

IBM이 차세대 양자컴퓨팅 시대를 위한 핵심 기술로 두 개의 새로운 양자 프로세서를 전격 공개했다. 해당 기술은 확장성 있는 양자 연산을 2026년까지 실현하고, 2029년까지는 본격적인 오류 허용 양자컴퓨팅(fault-tolerant quantum computing)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퀀텀 나이트호크(Quantum Nighthawk)’는 120 큐비트 기반의 연산 칩으로, 전 세대인 ‘헤론(Heron)’ 대비 20% 이상의 커플러 증가를 반영해 218개의 조정 가능한 연결 구조를 갖췄다. 고도화된 큐비트 간 연결은 복잡한 양자 회로의 실행을 용이하게 하며, 연산 오류는 낮게 유지한다는 것이 IBM 측의 설명이다. 큐비트는 전통적인 비트와 달리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갖는 ‘중첩(superposition)’이 가능해, 병렬 계산을 통해 전통적 컴퓨터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를 단시간에 해결할 수 있다.

이번 나이트호크 프로세서는 큐비트 간 얽힘(entanglement)을 효율적으로 유도하는 조정 커플러를 이용, 최대 5,000개의 2큐비트 게이트 실행이 가능하며, 2028년까지는 15,000게이트 규모로 기술 확대가 예정되어 있다. IBM은 이러한 확장성을 통해,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로는 다루기 어려운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수준인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를 달성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IBM은 핀란드 기반의 알고리즘 스타트업 알고리드믹(Algorithmiq), 양자컴퓨팅 전문 스타트업 블루큐빗(BlueQubit), 과학연구기관 플랫아이언 연구소(Flatiron Institute) 등과 협력해, 양자컴퓨터가 고전적 접근 방식보다 우월함을 증명하는 테스트를 추적하는 공개 추적기(public tracker)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사브리나 마니스칼코 알고리드믹 CEO는 “본 추적기는 극도로 복잡한 문제를 다루기 위한 초기 실험이자, 향후 수년 간 양자 우위를 증명해나갈 여정의 이정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IBM은 또 하나의 핵심 기술로 퀀텀 룬(Quantum Loon) 프로세서도 발표했다. 해당 프로세서는 오류율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고속 오류 복구를 지원하는 기술 구성요소들을 실험적으로 구현했다. 양자컴퓨터는 극도로 민감한 환경 속에서 작동하는 만큼, 미세한 자기장 변화나 열, 환경 소음에도 쉽게 영향을 받는다. 룬은 다층 저손실 라우팅 기술과 원거리 큐비트 간 얽힘을 유도하는 구조를 도입해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했다.

룸의 또 다른 주목할 점은 IBM이 자체 설계한 전통 컴퓨팅 하드웨어와 결합해, 480나노초 이내에 실시간 오류 디코딩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실제 대규모 운용 시 요구되는 고속 양자 오류 정정 기술로, 완전한 오류 허용 양자컴퓨팅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한다.

IBM은 양자칩 생산 확대를 위해 미국 뉴욕 오찬에 위치한 초미세공정 칩 제조시설인 알바니 나노테크단지(Albany NanoTech Complex)에서 주요 웨이퍼를 생산할 계획이다. 룬과 나이트호크 프로세서는 IBM이 목표로 설정한 2029년 상용 오류허용 양자컴퓨터 실현 로드맵의 핵심 마일스톤으로 자리매김하며, IBM이 다시 한번 미래 컴퓨팅 기술의 선두주자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