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BM이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한걸음 다가섰다. IBM은 자체 개발한 양자컴퓨터용 칩 ‘룬(Loon)’이 4년 내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며, 2029년까지 실제 작동 가능한 양자컴퓨터 구현에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달리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해 정보를 처리한다. 이론적으로는 현재 슈퍼컴퓨터로 해결하는 데 수년이 걸릴 문제도 단시간 안에 계산할 수 있어, 암호 해독, 신약 개발, 복잡한 금융모델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전환을 가져올 기술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기술 구현에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오류 문제다.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는 외부 환경 변화에 극도로 민감해, 작은 온도 변동이나 진동, 빛 등의 영향만으로도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BM은 2021년부터 오류 수정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해왔다. 당시 IBM은 휴대전화 신호 개선 알고리즘을 양자 연산에 응용하고, 이를 양자 칩과 기존 컴퓨터 칩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구현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번에 발표된 새로운 칩 역시 이 같은 방향성을 따르고 있으며, 보다 정밀한 오류 보정 방안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칩은 단순 제작이 어렵다.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배치하는 구조뿐만 아니라 큐비트 간의 정밀한 연결(양자 연결)을 물리적으로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IBM은 미국 뉴욕에 위치한 최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인 올버니 나노테크 콤플렉스를 활용함으로써 이 같은 제조상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룬’ 칩은 아직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구체적인 시험 결과나 성능 평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IBM은 올해 말 또 다른 양자 칩인 ‘나이트호크’도 발표할 예정이며, 이 칩이 내년 말부터 특정 문제에서는 기존 컴퓨터 대비 우위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일부 연구기관 및 스타트업과 코드 공유를 통해 협력 연구 및 시험 활용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기술 경쟁을 넘어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대를 한층 앞당기는 신호로 볼 수 있다. IBM을 포함한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오류 수정과 제조 기술을 동시에 발전시키면서, 향후 10년 내로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양자컴퓨터의 실체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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