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서(Cursor), 3조 원 투자 유치… AI 코드편집기로 42조 기업가치 달성

| 김민준 기자

AI 기반 코드 편집기를 개발한 스타트업 커서(Cursor)가 시리즈 D 투자 라운드에서 23억 달러(약 3조 3,10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고, 기업 가치를 293억 달러(약 42조 1,900억 원)로 끌어올렸다. 투자에는 액셀(Accel), 코튜(Coatue)를 포함해 구글(GOOGL), 엔비디아(NVDA), 안드리센 호로위츠, DST글로벌 등이 참여해 인공지능 개발 툴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방증했다. 커서는 이번 투자를 통해 연간 매출이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커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오픈소스 코드 편집기 VS 코드에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통합해 소프트웨어 개발의 생산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모델인 ‘컴포저(Composer)’는 복수의 모델을 조합한 ‘미쳐 오브 엑스퍼츠(Mixture-of-Experts)’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동급 출력의 LLM보다 최대 4배 빠르게 작동하고 대부분의 코드 작성 작업을 30초 이내에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컴포저의 연산 핵심인 커널 구현 방식이다. 업계 대부분의 AI 모델은 엔비디아의 CUDA 라이브러리를 활용하지만, 커서는 더 직관적인 PTX저수준 언어로 직접 커널을 개발해 일부 구성요소의 연산 성능을 3배 이상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압축하는 MXFP8 포맷을 블랙웰 B200 칩에 맞게 최적화해 메모리 활용과 연산 속도를 동시에 잡았다는 설명이다.

모델 학습은 커서 공동창업자인 필립 모리츠가 공동 개발한 오픈소스 AI 프레임워크 ‘레이(Ray)’ 기반의 전용 클러스터에서 진행됐다. 커서는 지난달 엔진 업그레이드에 해당하는 ‘커서 2.0’을 발표하며, 브라우저 통합 기능과 동시에 다수의 AI 에이전트를 병렬로 실행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덕분에 사용자는 코드 작성, 테스트, 디버깅 작업을 하나의 도구 안에서 빠르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커서의 코드 편집기는 수백만 명의 개발자들에게 이용되고 있으며, 컴포저 외에도 코드 자동완성 모델인 ‘커서 탭(Cursor Tabs)’ 등 다양한 AI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커서는 이번 투자금을 활용해 고도화된 AI 연구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또 일부 기능에서는 구글 등 외부 LLM도 혼용하며 플랫폼의 호환성과 확장성을 강화하는 중이다.

커서의 약진은 생성형 AI가 단순 챗봇을 넘어 실제 생산 환경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의 핵심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빅테크들이 이처럼 전략적 투자를 통해 새로운 AI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가운데, 커서가 가져올 후속 혁신에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