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OOGL)이 미국 텍사스 주에서 차세대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에 본격 나선다. 회사는 2027년까지 총 400억 달러(약 57조 6,000억 원)를 투입해 텍사스 전역에 걸친 대규모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에는 신규 데이터센터 3곳이 포함돼 있으며, 각각 아마스트롱 카운티와 해스켈 카운티에 건립된다. 특히 해스켈 카운티는 오픈AI(OpenAI)의 AI 플래그십 데이터센터 '스타게이트(Stargate)'가 위치한 애빌린(Abilene) 인근으로, AI 클러스터화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에 예정된 센터들은 모두 공냉식(Air Cooling) 방식이 적용될 예정으로, 이는 향후 해당 시설에서 어떤 반도체가 운용될지를 가늠할 단서가 된다. 일반적으로 공냉식 서버는 액체 냉각에 비해 발열 처리 효율은 떨어지지만 구축과 운영이 상대적으로 간편하다. 이는 곧 고성능 액셀러레이터보다는 범용 GPU 기반 장비 중심의 운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구글은 지난 4월 고성능 AI 액셀러레이터인 '아이언우드(Ironwood)'를 공개한 바 있다. 아이언우드는 최대 9,216개 AI 칩이 함께 구동되는 액체 냉각 전용 환경에서 최적화된 칩으로, 이번 텍사스 인프라에서는 활용도가 제한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NVDA)의 블랙웰 울트라 칩 등이 탑재된 공냉 전용 장비 'HGX B300'이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투자의 일환으로 구글은 기존에 운영 중인 미들로디언과 댈러스 소재 데이터센터에도 신규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다만 이들 시설의 구체적인 업그레이드 방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서지하(Sundar Pichai) 알파벳(Alphabet) CEO는 이번 프로젝트가 "수천 개의 고용 창출뿐 아니라 전기 기술자와 대학생 대상의 직무 훈련 및 지역 에너지 부담 완화에도 직접 기여할 것"이라며 텍사스주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강조했다.
AI 인프라의 양적 확대와 관련해 기준이 되는 지표는 ‘1GW당 구축비용’이다. 엔비디아는 최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1GW당 500억~600억 달러(약 72조~86조 원)가 소요된다고 추산했으며, 이는 구글의 총 투자 규모보다 최대 50% 높다. 이 지점에서 구글이 이번에 확보하게 될 총 컴퓨팅 파워는 현실적 제약 속에 일부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발표는 경쟁사 앤스로픽(Anthropic)이 미국에 500억 달러(약 72조 원)를 투입해 AI 전용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지 며칠 만이다. 앤스로픽은 텍사스와 뉴욕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신설할 예정이며, 영국계 인프라 스타트업 플루이드스택(Fluidstack)과 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는 이제 AI 인프라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구글의 결정은 AI 중심 클라우드 경쟁의 새로운 전환점을 시사하며, 글로벌 빅테크의 인프라 지형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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