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텍사스에 데이터센터 3곳 신설…58조 원 투입

| 연합뉴스

구글이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에 데이터센터 3곳을 신규 조성하고, 인근 지역에도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총 투자액은 2027년까지 400억 달러(약 58조 원)에 이른다.

이번 투자는 2024년 11월 14일(현지시간) 텍사스 댈러스 인근 미들로디언 데이터센터에서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공동 발표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단일 지역에 3곳을 동시에 새로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구글은 텍사스 북부의 암스트롱 카운티와 서부 해스켈 카운티를 각각 신규 부지로 선정했으며, 해스켈 카운티에는 태양광 발전 및 배터리 기반 에너지 저장시설도 함께 구축될 예정이다.

텍사스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집중되는 데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우선 지리적 여건이 뛰어나고, 토지 공급이 풍부한 데다, 다른 주에 비해 에너지 비용이 낮은 편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러한 요소가 빅테크 기업들의 텍사스 투자 가속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이 잇따라 텍사스주 내에 대규모 데이터 인프라를 설치하고 있다.

구글은 또한 이번 투자와 함께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순다 피차이 CEO는 여러 대학생과 기술 훈련생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구글은 지역 전력회사와 협업해 총 6,200메가와트(MW) 이상의 전력을 조달하는 별도 '에너지 임팩트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클린에너지 기반의 전력 안정성을 높이고, 에너지 효율성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정부의 정책 환경과도 맞물려 있다. 최근 미국은 자국 내 제조업과 기술 인프라의 재건을 강조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주요 테크기업들에게 해외가 아닌 국내 투자를 독려해왔다. 이러한 정치적 배경 속에서 텍사스가 첨단 설비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향후 이와 같은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AI 연산 수요와 이를 뒷받침할 컴퓨팅 인프라의 필요성은 앞으로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며, 텍사스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주요 전략 거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