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라렌, 초당 수천 개 센서 데이터… F1 속도전 이끄는 IT 전략

| 김민준 기자

포뮬러 원(F1) 머신이 초당 수천 개의 데이터를 송수신하며 서킷을 질주하는 시대, 전통적인 차량 성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IT 운영 효율'이다. 영국의 유명 레이싱 팀 맥라렌 레이싱(McLaren Racing)이 이 같은 변화를 선도하며 전방위 기술 경쟁 속에서 새 돌파구를 찾고 있다. 맥라렌은 올해 북미에서 열린 '프레시웍스 리프레시(Refresh North America) 2025' 행사에서, 클라우드 기반 IT 관리 플랫폼 기업 프레시웍스(Freshworks)와의 협업을 통해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공개했다.

맥라렌은 고성능 탄소섬유 섀시와 정교한 공기역학 설계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들의 진정한 경쟁력은 수천 건의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해석해 성능 향상에 반영하는 기술 역량이다. 맥라렌 레이싱의 비즈니스 기술 디렉터인 댄 키워스(Dan Keyworth)는 "F1은 지구상에서 가장 기술 집약적인 스포츠"라며, "직관과 감이 어느 정도 작용하긴 하지만, 이 분야에서는 결국 데이터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레시웍스의 IT 서비스 관리 플랫폼이 팀 내 1,400명의 구성원이 문제를 빠르게 인지하고 해결하도록 돕는다고 밝혔다. 키워스는 "우리는 사람들이 데이터 속에 빠져 허우적대기보다 이를 능숙하게 헤엄칠 수 있길 원한다"며, "어떻게든 0.001초라도 더 줄이기 위해 조직 전체가 손쉽게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라렌의 경우 차량 내 온갖 센서들이 초 단위로 기록하는 수많은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바탕으로 레이스 전략을 짜야 한다. 이처럼 실시간 분석과 의사결정이 중요한 환경에서, 프레시웍스 툴은 복잡한 설정 없이 빠르게 도입돼 IT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키워스는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시간 대신 경기와 전략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화(Uncomplicate)'라는 프레시웍스의 메시지가 이번 파트너십에도 딱 맞는다"고 평가했다.

이 협업은 맥라렌이 프레시웍스의 제품인 '프레시서비스(Freshservice)'와 '프레시데스크(Freshdesk)'를 통해 새로운 기술 요청과 IT 이슈 해결 프로세스를 간소화한 데서 출발했다. 특히 플랫폼이 가볍고 직관적이어서 도입 초기부터 빠르게 가동됐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키워스는 "우리는 기술의 방해 없이 마치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듯 자연스럽게 작동하길 원했고, 프레시웍스는 그 기대에 부응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IT 관리 플랫폼이 스포츠 산업에서 단순한 백엔드 역할을 넘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 도구로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경기당 수천 분의 1초가 승부를 가르는 F1의 세계에서 IT 솔루션은 이제 더 이상 보조 수단이 아닌 성패를 가르는 '전략적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