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스타트업 카아지, 380만 달러 유치…중소기업 대출 시장 혁신 노린다

| 김민준 기자

미국 중소기업 대출 시장을 겨냥한 신생 AI 스타트업 카아지(Kaaj)가 380만 달러(약 54억 7,000만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자금 조달은 미국 내 중소기업과 설비금융 환경에 맞춘 신용 분석 플랫폼의 개발 가속과 시장 확장을 목표로 진행됐다.

2024년에 설립된 카아지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술을 기반으로, 소규모 대출 업무의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수작업 중심의 신용 심사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대출 승인 속도를 단축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크게 줄인다는 점이 큰 강점으로 부각된다.

카아지는 구체적으로 사업자 등록 정보 확인부터 현금 흐름 분석, 자산 평가와 재무 리스크 분석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던 절차를 통합해 3분 이내에 분석을 완료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기존에는 이러한 작업에 며칠씩 소요되던 것이 사실이었다. 결과 분석은 기존의 대출 집행 시스템과도 연동이 가능해 금융사 입장에서는 시스템 변경에 따른 부담이 적다.

에이전틱 AI의 핵심은 AI 에이전트들이 역할을 분담해 연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는 데 있다.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우차브 샤(Utsav Shah)는 우버와 크루즈에서 대규모 AI 시스템을 구축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또 다른 공동창업자인 시비 샤르마(Shivi Sharma) 사장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우버, 바로은행 등에서 신용 리스크와 사기 탐지 업무를 맡아온 인물이다.

카아지가 주목하는 시장 문제는 명확하다. 연방준비제도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 내 중소기업 대출 신청자의 절반 가까이가 필요한 자금을 전부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는 고정 인건비와 검토 절차가 동일하게 들기 때문에 소액 대출은 수익구조상 꺼려진다는 금융사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샤르마는 이에 대해 "10만 달러 대출을 심사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500만 달러 대출과 다르지 않다는 건 금융사 입장에서 큰 고민"이라며, "카아지의 기술은 대출 단위를 세분화시켜 수익을 높이며 고객 경험도 함께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카아지는 아직 설립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50억 달러(약 7조 2,000억 원) 이상의 대출 신청서를 처리했으며, 이미 아무르 이큅먼트 파이낸스, 퀄리티 이큅먼트 파이낸스, 펀드르 등 다수의 금융사와 브로커를 고객으로 확보한 상태다.

이번 시드 투자는 킨드레드 벤처스가 주도했으며, 베터 투모로우 벤처스도 참여했다. 빠른 분석 속도와 업계 적중률이 입증되면서, 카아지는 중소 대출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미국 금융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신용혁신을 함께 끌어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