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까지 미국 내 테크 기업에서 최소 11만8000명 이상의 근로자가 감원됐다. 올해 들어 감원의 속도는 다소 느려졌지만, 기업당 해고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FT) 같은 대형 기술기업은 물론, 벤처 스타트업까지 예외 없이 구조조정 대열에 뛰어들며 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바람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해고 사례는 통신업체 버라이즌(VZ)으로, 1만5000명 규모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예고하며 해고 추적기인 'Layoffs Tracker'에 처음 등록됐다. 이번 결단은 새로 부임한 CEO 대니얼 슐만(Daniel Schulman)의 비용절감 전략의 일환으로, 버라이즌은 200여 개의 직영점을 프랜차이즈로 전환할 방침도 함께 밝혔다.
사이버 보안 기업 딥워치(Deepwatch) 역시 AI 투자 확대를 명분으로 최근 80명을 감원했다. 해당 기업의 CEO 존 딜룰로는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에 대한 전략적 전환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내년을 포함한 향후 감원 계획도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업체 시놉시스(SNPS)는 2026년까지 2000명 가량의 인력을 줄일 예정이며, 사모펀드 운용사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는 AI 도입 가속화를 이유로 투자분석 및 홍보 인력 감축을 계획 중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술을 통한 인건비 절감 기조가 뚜렷하다.
올해 들어 감원 규모가 가장 컸던 기업은 인텔(INTC)로 2만71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뒤이어 마이크로소프트, 버라이즌, 아마존(AMZN) 등이 각각 1만명 이상을 감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리서치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현재의 구조조정이 기업의 자본 효율성 회복 시도이자 AI 중심 비즈니스 모델로의 재편 과정이라 분석하고 있다.
2024년에는 9만5000명 이상이 관련 업계에서 해고됐으며, 2023년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19만명을 넘는 구조조정이 있었다. 팬데믹 이후 급격히 팽창한 조직 규모를 조정하는 흐름과, 벤처 투자 축소에 따른 현금 유동성 위기가 맞물리면서 다수 스타트업들도 대규모 해고에 나섰다.
기업 규모뿐 아니라 직무별로도 영향을 받고 있는데, 대형 테크기업의 경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영업, 채용, 제품 부서에서 상당수가 해고됐고, 스타트업의 경우 마케팅, 리크루팅, 운영 부서의 축소가 눈에 띈다. 구글(GOOGL)은 상품개발과 채용팀을 다수 줄였고, 아마존의 경우 AWS와 트위치(Twitch), 광고 부문까지 감원이 단행됐다.
한편, 전문가들은 벤처 자금 조달이 회복되고 IPO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기 전까지는 감원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특히 2021년 고평가된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받은 스타트업들은 현 자금 흐름 아래에서 무리한 몸집 유지가 불가능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같은 트렌드는 단기적인 구조조정을 넘어서 조직 구조와 사업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AI 전환 가속화와 인력 최적화 기조는 2026년까지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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