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끝나지 않았다… 엔비디아(NVDA), 93조 전망에 주가 급등

| 김민준 기자

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NVDA)가 또다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하며, AI 산업 ‘버블론’에 대한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3분기 매출은 570억 1,000만 달러(약 82조 1,000억 원)로 전년 대비 62% 급증했고, 조정 주당순이익은 1.30달러로 월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이번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4% 이상 급등한 것도 이 같은 시장 반응을 방증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4분기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매출을 650억 달러(약 93조 6,000억 원)로 제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616억 6,000만 달러를 크게 초과한 수치다.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단기간에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음을 뒷받침한다.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 GPU와 클라우드용 제품이 모두 품절 상태”라며, “AI 학습과 추론 수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붐의 중심에 선 기업답게,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은 이번 실적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해당 부문 매출은 512억 달러(약 73조 7,000억 원)로 66% 증가했는데, 이 중 430억 달러는 GPU 연산 제품에서, 나머지 82억 달러는 고성능 네트워킹 장비에서 발생했다. 특히 이번 분기에 새로 출시된 ‘GB300 블랙웰 울트라’ 칩이 주요 성장 동력이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AI 수요는 여전히 꺾이지 않는다’는 분위기는 시장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Aptus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와그너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에 명확한 신호를 준다”며, “공급이 여전히 병목 현상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블랙웰 칩과 클라우드 GPU는 단연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주요 빅테크 고객 역시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를 포함한 거대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올해 총 3,800억 달러(약 547조 2,000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예고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AI 인프라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황 CEO는 “2026년 말까지 5,000억 달러(약 720조 원)가 넘는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초고속 성장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퓨전 콜렉티브의 AI 윤리 전문가 이베트 슈미터는 “이번 실적 발표 전날 발표된 엔비디아의 안트로픽 투자 건은 단순한 사업 협력을 넘은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확장을 둘러싼 전력 인프라 병목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시장에선 공급을 전제로 한 선도급 계약이 오가고 있지만, 실제 전력망이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엔비디아의 전통적 사업이었던 게임 부문은 4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30% 성장했고, 전문가용 비주얼화 사업은 7억 6,000만 달러로 56% 늘었다. 또한,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부문은 5억 9,2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2% 성장을 나타냈다. 다만, 최근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최신 GPU인 블랙웰 제품을 공급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콜렛 크레스 CFO는 “중국 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H20 칩 판매는 5,000만 달러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38% 이상 상승해, 같은 기간 12% 오르는 데 그친 S&P 500지수를 크게 앞질렀다. 시장의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실적을 통해 끊임없이 존재감을 입증하며, 엔비디아는 AI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벤치마크’로 다시 한 번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