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세무러시 2.7조에 인수…AI 시대 SEO 주도권 잡는다

| 김민준 기자

어도비(ADBE)가 디지털 마케팅 및 검색 엔진 최적화(SEO) 전문 기업인 세무러시(Semrush)를 19억 달러(약 2조 7,300억 원)에 현금으로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생성형 AI 시대에 브랜드의 온라인 가시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2008년 설립된 세무러시는 키워드 분석, 경쟁사 벤치마킹, 사이트 감사, 백링크 추적, 도메인 권위 지표 제공 등 다양한 SEO 도구를 보유한 마케팅 플랫폼이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검색 트렌드 분석 기능을 통해 마케터들이 콘텐츠 전략 수립, 유료 검색 캠페인 운영, 기술적 SEO 개선 등에서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세무러시는 최근 생성형 언어모델(LLM) 기반 플랫폼에서 콘텐츠 노출을 최적화하는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기능까지 확대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챗GPT나 구글 제미니처럼 질문형 인터페이스에서 브랜드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노출되는지를 분석하고 대응한다는 점에서 SEO의 진화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어도비는 이번 인수를 통해 자사 디지털 경험 비즈니스에 GEO 역량을 결합, 마케터들이 웹, 검색엔진, LLM, 자사 채널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끝단까지 연결된 인사이트’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니르 차크라바디(Anil Chakravarthy) 어도비 디지털경험부문 사장은 “GEO는 브랜드 가시성과 고객 참여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성장 채널”이라며, “세무러시 기술은 마케터들이 AI 시대의 검색 트렌드 속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무러시는 2018년 그레이크로프트 파트너스, 시글러 거프, 헤드라인 매니지먼트 등의 투자사로부터 총 4,000만 달러(약 577억 원)의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인수 절차는 관련 승인 절차 등을 거쳐 2026년 상반기 내 완료될 예정이다.

기존의 SEO를 넘어 생성형 AI 환경에서도 브랜드가 효과적으로 생존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어도비의 포석은, 글로벌 마케팅 기술 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재편하는 결정적 분기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