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효과에 전력기기株 급등…AI 인프라 수혜 본격화

| 연합뉴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자, 국내 증시에서는 전력기기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력 수요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확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관련 산업 쪽으로 눈을 돌린 결과다.

11월 20일 국내 증시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을 비롯한 전력기기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장 초반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LS일렉트릭은 장중 53만9천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고, 전일 대비 6.53% 상승 마감했다. 그 외에도 HD현대일렉트릭(4.09%), 대원전선(17.96%), 일진전기(1.42%)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이번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촉매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였다. 엔비디아는 11월 19일(현지시간), 2025년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2% 늘어난 570억1천만 달러(한화 약 83조4천억원)로,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AI 산업의 성장세가 계속되면서 전력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AI 서비스나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관련 설비를 생산하거나 유지하는 기업들이 장기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도 “AI 거품 우려가 완화되면서 데이터센터 기반의 전력 수요 확대가 확인됐고, 이에 전력기기 업종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최근까지 일부 전문가들은 AI 산업의 급속한 성장을 두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 즉 ‘버블’이라는 의심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이번 엔비디아의 탄탄한 성적표는 실수요에 기반한 성장이라며 투자 심리를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글로벌 AI 시장 확장과 함께 국내 전력 설비 및 부품 산업에도 지속적인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과 맞물릴 경우,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