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X, 명령어 없는 HPC 관리 시대 연다…오픈소스 클러스터 대중화 가속

| 김민준 기자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이 AI 기술의 확산과 맞물리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오랜 기간 복잡성과 기술 장벽으로 인해 일부 고급 사용자 중심으로 운영돼 온 HPC 클러스터가 이제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간편한 관리 역량을 요구받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주목받는 솔루션이 바로 클러스터비전(ClusterVision)의 오픈소스 클러스터 관리 툴 ‘트리니티X(TrinityX)’다.

트리니티X는 기존의 명령줄 기반 구성에서 탈피해, 시각적 사용자 인터페이스(GUI)와 자동화 기능을 결합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클러스터비전의 EMEA 전략 계정 책임자인 파비안 노위(Fabian Nowee)는 “누구나 GitHub에서 트리니티X를 무료로 다운로드하고 전체 기능을 자유롭게 사용해볼 수 있다”며 “상용 지원이 필요할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유료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용자들은 인프라 구축부터 서비스 프로비저닝, 자원 스케줄링, 모니터링, 저장소 관리까지 주요 기능들을 클릭 한 번으로 실행할 수 된다.

트리니티X가 추구하는 철학은 단순함이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HPC 환경에서 명령줄에 의존해 운영하는 현실에서, 클러스터비전은 일상적인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환경만큼이나 간편한 클러스터 관리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채널 관리자이자 트리니티X 클러스터 책임자인 디아 마타익(Dea Mataic)은 “이 HPC 세계는 마치 반세기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지나치게 복잡하다”며 “그래서 우리는 관리자가 명령어 없이도 작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시각적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트리니티X의 핵심 기술 기반은 오픈소스다. 이 점이 단지 기술적 유연성을 넘어서 커뮤니티와의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점이 중요하다. 마타익은 “오픈소스는 단순한 기술 선택이 아닌 하나의 전략”이라며 “이 커뮤니티 중심의 개발 문화가야말로 업계 과제를 함께 해결할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클러스터비전은 자사 도구의 설계부터 유지보수 방식까지 오픈소스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며, 기술 공유와 같은 협력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HPC의 또 다른 중요 요소로 떠오른 저장소 역시 트리니티X 설계에서 핵심 고려사항이다. 특히 AI나 과학 시뮬레이션처럼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는 워크로드에서 스토리지는 I/O 병목과 데이터 보존 측면에서 중요한 변수가 된다. 노위는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던 저장소는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많은 원성을 듣는다”며, “지연없이 안정적인 데이터 흐름은 결국 시간 대비 성과 측면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헬스케어, 생명과학, 금융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도 트리니티X의 실사용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관리 효율성과 개방성, 커뮤니티 중심의 발전 방향을 앞세운 이 솔루션은 점차 복잡해지는 HPC 및 AI 인프라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클러스터비전의 접근 방식은 단순히 기술 제공을 넘어, 차세대 HPC 클러스터 관리자의 전문성을 넓히는 교육과 생태계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트리니티X는 이제 단순한 툴을 넘어, 고성능 컴퓨팅의 대중화를 위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