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라스틱(ESTC), 실적은 '서프라이즈'... 주가는 AI 불안에 12% 급락

| 김민준 기자

엘라스틱(ESTC)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시장의 불안 심리에 직격탄을 맞았다. 20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발표된 2026회계연도 3분기 실적에서 엘라스틱은 조정 주당순이익이 64센트를 기록하며 월가 예상치(58센트)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4억 2,300만 달러(약 6088억 원)를 기록해 시장 기대치(4억 1,820만 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2억 600만 달러(약 2966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2%나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그러나 긍정적인 수치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은 전년 동기 2,540만 달러(약 366억 원)에서 이번 분기 5,120만 달러(약 734억 원)로 두 배 늘어나며 투자자 불안을 야기했다.

기술주 전반에 드리운 불확실성과 함께 AI 시장 과열 우려가 엘라스틱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정규장에서도 7% 하락했던 엘라스틱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추가로 12% 이상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냉각됐다. 올해 들어 S&P500지수가 11%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엘라스틱은 현재까지 17% 하락한 참담한 성적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쉬 쿨카르니(Ash Kulkarni) CEO는 “지표 대부분에서 가이던스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둔 분기”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비정형 데이터 분석 역량과 제품 차별성, 맥락 기반 엔지니어링의 강점을 바탕으로 검색, AI, 모니터링, 보안 분야에서 리더십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엘라스틱은 오픈소스 검색엔진 ‘엘라스틱서치(Elasticsearch)’의 상용 버전을 제공하며, 고급 검색 기능과 데이터 실시간 분석 솔루션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최근엔 애플리케이션 관측(Observability) 및 위협 탐지 분야에서도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특히 AI 성장세를 활용하기 위해 LLM(대규모 언어모델)에 실시간 데이터를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엘라스틱서치를 포지셔닝하고 있다.

이번 분기에는 AI 기능을 강화한 ‘에이전트 빌더(Agent Builder)’와 ‘스트림스(Streams)’라는 신규 기능을 공개했으며, 검색 기술 강화를 위해 지나 AI(Jina AI)를 인수하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조치들이 실제 수익성 개선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회사는 그럼에도 향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2026회계연도 연간 EPS는 2.40~2.46달러로 전보다 높였고, 매출 가이던스도 17억 1,500만~17억 2,100만 달러(약 2조 4,700억~2조 4,800억 원)로 상향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수치다.

다음 분기 예상 실적 역시 밝다. 조정 EPS는 63~65센트, 매출은 4억 3,700만~4억 3,900만 달러(약 6,300억 원)로 제시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60센트, 4억 2,990만 달러)를 웃돈다. 남은 계약에 해당하는 현안 RPO는 전년 대비 17% 늘어난 9억 7,100만 달러(약 1조 4,000억 원)를 기록했고, 순 확장률은 112%를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엘라스틱은 기업 본연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의 수익성 우려와 AI 버블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주가 반등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