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팩토리 시대, 데이터센터 수랭 인프라가 게임 체인저 된다

| 김민준 기자

차세대 데이터센터가 공랭식을 넘어 수랭식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냉각 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기존 공랭 기반 설계가 한계에 도달하면서 액체 기반 냉각 시스템이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엔지니어링과 공급망 전반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최근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SC25 슈퍼컴퓨팅 컨퍼런스에서 쿨플로우(CoolFlow)의 영업 부사장 로렌 위터와 단포스 파워 솔루션즈(Danfoss Power Solutions)의 아만다 브라이언트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이 같은 흐름을 조망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 전반에 걸쳐 수랭 배관 시스템 구축이 가속화되면서 관련 파트너십과 청정도 확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플러밍(배관)"이라는 농담 섞인 표현이 나올 정도로 물리적 인프라 설계와 관리가 고성능 컴퓨팅 성능 못지않게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브라이언트는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 대부분은 필터링 기능을 통해 일관된 청정 상태를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서버 수준에서 전자 부품 성능을 저해하지 않기 위해 냉각판과 칩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정도는 전력 효율과 직접 연결되며, 수랭 시스템이 가진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배관 수준까지 품질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터는 이 시장에서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기존 유압장비 시장에서는 협력이 드물었지만, 수랭식 냉각 시장에서는 협력이 핵심”이라고 평가하며, “우리 조직과 단포스 간의 긴밀한 협업 덕분에 고품질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수랭 시스템 도입 과정에서는 GPU나 서버보다 오히려 금속 배관, 호스, 용접, 테스트 장비가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구조적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공급망 참여자 간 조기 협력이 필수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제조 단계부터 시스템까지 전방위적 정밀 조율이 요구된다.

수랭 인프라는 단순히 냉각 기능을 넘어서 서버의 수명과 에너지 소비에 직결되는 요소다.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이 안정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랭 시스템이 가지는 전략적 가치는 앞으로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고정밀 부품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간의 협업은 이러한 전환기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SC25에서 드러난 산업계의 변화는 'AI 팩토리' 시대를 대비하는 인프라 혁신의 일환으로, 냉각 기술이 그 누구도 지나칠 수 없는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