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볼루트, 기업가치 108조원 돌파…핀테크 시장 다시 '쏠림 현상'

| 김민준 기자

런던에 본사를 둔 디지털 뱅크 레볼루트(Revolut)가 최근 진행한 구주 거래를 통해 기업가치를 750억 달러(약 108조 원)로 끌어올렸다. 이는 2024년 8월 당시 450억 달러였던 평가액보다 무려 67% 급등한 수치다.

이번 거래에는 코튜(Coatue), 그리노크스(Greenoaks), 드래고니어(Dragoneer), 피델리티 매니지먼트(Fidelity Management & Research Co.)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엔비디아(NVDA)의 벤처 부문인 엔벤처스(NVentures)와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기존 직원들도 주식 일부를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지만, 정확한 거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레볼루트는 2015년 설립 이후 빠르게 성장해 왔으며, 최근 이익 성장률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냈다.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72% 급증해 40억 달러(약 5조 7,600억 원)를 기록했고, 세전순익은 14억 달러(약 2조 160억 원)로 149% 상승했다. 2025년에는 연간화 기준 매출이 10억 달러를 넘긴 동시에 전 세계 100여 국가에서 6,5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빅터 스틴가(Victor Stinga)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새로운 기업가치는 레볼루트의 고성장·고수익 모델을 시장이 인정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도 멕시코, 인도 등 신규 시장 진출뿐 아니라, 영국 내 은행 면허 승인을 위한 절차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핀테크 시장 전체의 활기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뉴욕을 기반으로 한 기업 지출 플랫폼 램프(Ramp)는 2025년에만 네 번의 자금 조달을 이어가며 마지막 라운드에서 300억 달러(약 43조 2,000억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올해 11월 24일까지 글로벌 핀테크 시장의 벤처 투자액은 총 485억 달러(약 69조 8,4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32.9% 증가한 수치다. 반면 거래 건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적은 수의 회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핀테크 산업이 거센 자금 쏠림 현상의 수혜를 다시 입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