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원자력 발전 기술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 X-에너지(X-energy)가 시리즈 D 투자 라운드를 통해 총 7억 달러(약 1조 80억 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제인 스트리트(Jane Street)가 주도하고 10개 이상의 기관 투자자가 참여했다. 이는 지난해 아마존(AMZN)의 기후 서약 펀드가 중심이 된 5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C-1 투자에 이어 벌어진 대규모 자금 확보다.
X-에너지는 소형 원자로 ‘Xe-100’을 핵심 제품으로 삼고 있다. 이 원자로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온가스로(TRISO-X) 연료를 사용하는데, 이 연료는 테니스공 크기의 은빛 구체 형태다. 내부에는 우라늄 코어가 존재하고, 외부는 실리콘카바이드 및 이중 파이롤리틱 탄소층으로 감싸고 있어 높은 온도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한다. 이 세 겹의 방어 구조 덕분에 핵분열 부산물의 99.99%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차단된다.
Xe-100은 고온 헬륨을 이용한 간접열 변환 방식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헬륨이 연료 구체의 열을 흡수하고, 이를 다시 물을 가열하는 데 사용해 증기를 발생시키며, 이 증기로 터빈이 회전해 최대 80메가와트의 전력을 공급한다. 무엇보다 직원이 실시간으로 관리해야 할 주요 운영 부품이 단 4개에 불과해, 인적 오류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20년 연속 가동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X-에너지는 현재 총 144기의 원자로에 대한 공급 계약 또는 MOU를 확보한 상태로, 이들 원자로의 총 발전 가능 용량은 11기가와트를 초과한다. 이번 투자금은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건설 중인 TRISO-X 연료 생산 공장의 완공을 지원하고, 글로벌 공급망 확대 및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에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X-에너지는 아마존과 함께 워싱턴주에 Xe-100을 적용한 소형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초기에는 4기의 원자로가 설치돼 320메가와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양사는 2039년까지 누적 5기가와트 이상의 발전 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와 별도로 화학 대기업 다우(Dow)와도 협력해 텍사스 제조시설 인근에 동일한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원자력 에너지 시장이 탄소중립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 수요 속에서 재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X-에너지의 기술력과 성장 전략은 향후 녹색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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