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판도 흔드는 마이크론…SK하이닉스 3분기 1위 수성에도 점유율 '흔들'

|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5년 3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글로벌 D램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다만, 상위 업체들의 점유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미국의 마이크론이 빠른 성장세로 점유율을 확대하며 판도 변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11월 2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매출은 약 414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 분기 대비 30.9% 급증한 수치로, D램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출하량 확대,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 등이 동반된 결과다. HBM은 인공지능(AI) 처리에 최적화된 고성능 반도체로, 최근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확산에 힘입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전략 제품으로 떠올랐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D램 매출은 약 137억5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12.4% 증가했다. 하지만 시장 전체 매출 성장률에 비해 다소 낮은 성장을 보이면서 시장 점유율은 38.7%에서 33.2%로 감소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매출이 30.4% 늘어난 약 135억 달러를 올렸지만, 점유율은 32.7%에서 32.6%로 소폭 줄며 2위를 유지했다.

눈에 띄는 점은 마이크론의 약진이다. 마이크론은 같은 기간 동안 매출이 53.2% 증가한 106억5천만 달러를 기록해 점유율을 22%에서 25.7%로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주춤한 사이에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2위권 추격에도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도 D램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범용 D램은 45~50%, 전체 D램 가격은 HBM 수요를 포함해 50~5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업체들의 재고가 대부분 소진된 상태에서 주요 고객사들이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어 계약 가격도 전방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클라우드서비스업체(CSP)들을 중심으로 D램 구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흐름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고성능 연산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를 포함한 프리미엄 D램 중심의 시장 재편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업체별 전략 제품의 수급, 생산 역량, 고객사와의 협력 수준에 따라 향후 시장 순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