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나우, 보안 스타트업 ‘베자’ 인수 막바지… 1조 4천억 원 베팅

| 김민준 기자

서비스나우(ServiceNow, Inc.)가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베자(Veza Inc.)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에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 이상의 규모로 성사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르면 다음 주 발표가 있을 전망이다.

베자는 조직 내 계정과 접근 권한을 식별하고 보안 위험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둔 정체성 관리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장기간 사용되지 않은 계정을 찾아 삭제하거나, 과도한 권한이 부여된 계정을 탐지해 기업의 보안 취약점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업무 분리(separation of duties)' 정책을 따르지 않는 계정까지 식별할 수 있어 다양한 산업군에서 보안 강화 수요를 충족시켜 왔다.

이번 인수 협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서비스나우가 아직까지 사용자 계정과 머신 정체성 관리 영역에서는 제한된 기능만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베자 플랫폼은 응용 프로그램 간 자동 연동을 통해 생성되는 머신 ID도 관리 대상에 포함시키며, 기업 내 네트워크 전체에 걸친 머신 정체성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베자는 지난 4월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렸으며, 워크데이(Workday Inc.), 세일즈포스(Salesforce Inc.), 알파벳(GOOGL) 산하 GV 등 실리콘밸리 주요 투자사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총 투자금의 약 네 배 수준에 달하는 금액으로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베자의 솔루션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비스나우는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인수 전략을 통해 AI·데이터·보안 역량을 강화해왔다. 지난 3월에는 업무 생산성 자동화를 위한 AI 플랫폼 기업 무브웍스(Moveworks Inc.)를 28억 5,000만 달러(약 4조 1,040억 원)에 인수했고, 그 뒤로도 데이터 정합성 및 보안을 중점에 둔 스타트업 데이터닷월드(data.world Inc.)를 사들이며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서비스나우의 베자 인수가 현실화되면, 정체성 및 접근 권한 관리 부문에서의 기능 강화는 물론, SaaS 기반 보안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이제 보안 시장의 다음 판도를 좌우할 키는, 서비스나우가 얼마나 빠르게 베자의 기술을 통합하고 시장에서 이를 차별화 요소로 삼느냐에 달려 있다.